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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는 스피드스케이팅의 우사인 볼트다."
본격적인 레이스가 진행되면 이상화는 더욱 무서워진다. 이상화는 안정된 스케이팅으로 가속도를 끝까지 유지한다. 안정된 자세의 힘이다. 과거에는 자세가 높아 상체가 흔들리는 경향이 있었다. 체력이 뛰어난 20대 초반에는 어느정도 통했다. 그러나 밴쿠버올림픽 이후 부진이 이어졌다. 자신의 기록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38초대에 머물렀다. 이상화는 기술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몸을 최대한 낮추는데 집중했다. 자세를 낮출수록 공기의 저항을 덜 받는다. 몸이 흔들리지 않아 힘도 분산되지 않는다. 하체의 힘을 온전히 빙판에 전달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스케이터가 마찰력이 낮은 빙판에 자신의 힘을 전달해 몸을 움직이려면 스케이트를 차는 동작이 측면으로 밀어내듯 이뤄져야 한다. 철저히 낮은 자세를 유지할수록 효과가 크다. 자세가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킥이 뒤로 밀리는 현상이 발생해 그만큼 힘이 분산된다.
낮은 자세의 효과는 또 있다. 무게중심이 뒤로 가며 한 피치(다리로 얼음을 밀어내는 동작)당 활주 거리가 길어지게 된다. 이로인해 전체적인 피치 수가 줄어든다. 불필요한 체력 소모를 방지하고, 폭발적인 막판 스퍼트를 끌어내는 밑거름이 된다. 실제로 밴쿠버올림픽 500m 때 이상화는 총 90회의 피치 수로 레이스를 마쳤다. 그러나 작년 11월 미국 ISU(국제빙상연맹) 월드컵 2차 대회에서 36초36의 세계신기록을 세울 때 이상화의 피치 수는 82회에 불과했다. 소치올림픽 1차 레이스 피치 수는 84회였다.
이러한 기술적 요소를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엄청난 근력, 체력훈련을 소화한 것은 물론이다. 완벽한 이상화가 올림픽 2연패를 하게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