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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의 동계올림픽 500m 2연패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업적이다. 500m는 빙상에서의 최단거리다. 1000분의 1초로 희비가 엇갈린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월드컵 시리즈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아무리 좋은 성적을 냈다 하더라도 올림픽에서는 단 한번의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상화는 그런 긴장을 모두 극복하고 대업을 달성했다. 아시아 선수 가운데 최초로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m 2연패에 성공했다. 세계에선 보니 블레어(미국·1988년-1992년-1994년)와 카트리나 르메이돈(캐나다·1998년-2002년)에 이어 세 번째다. 팬으로서 욕심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바로 유일한 올림픽 3연패의 주인공 블레어를 넘어서는 것이다.
쉽지 않다. 여러모로 이상화가 불리하다. 블레어는 3연패를 불과 6년만에 완성했다.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는 1992년 알베르빌 대회가 끝나고 불과 2년 후에 열렸기 때문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전까지 같은 해에 열리던 동계와 하계올림픽을 2년 주기로 교차 개최하려고 변화를 주었다. 아무래도 8년에 걸친 3연패보다 6년에 걸친 3연패가 쉬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 이상화는 25세에 불과하다. 4년 후 평창동계올림픽 때에는 29세다. 경기력이 급격하게 떨어질 나이는 아니다. 여기에 홈에서 열리게 된다. 아무래도 편안함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물론 부담감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상화는 이번 대회에서도 부담감을 이겨내고 금메달을 따냈다.
일단 이상화는 말을 아꼈다. 이상화는 "아직 먼 시간이다. 올림픽 후 거취를 생각할 예정이다"고 했다. 하지만 충분히 도전해볼만한 상황이기는 하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