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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프로그램'이 목표입니다."
'한국 피겨의 미래" 김해진과 박소연(이상 17)은 첫 올림픽 출전에 들뜬 표정이었다. 둘의 목표는 거창하지 않았다. 메달 획득이 아니었다. "후회없는 경기"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동갑내기 박소연은 "긴장이 되지만 자신있게 프로그램을 마치고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깔끔한 프로그램을 했으면 좋겠다. 자신감이 있어야 잘될 것 같다. 연습 때 했던 것처럼 긴장을 덜 했으면 좋겠고 경기 때도 최선을 다해서 멋진 마무리를 하고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목표는 '클린 프로그램'으로 세웠다. 김해진은 "첫 번째 올림픽에서 '클린 프로그램'이 목표다. 항상 경기할 때 순위를 정해놓으면 긴장돼서 이젠 정해놓지 않는다. '클린 프로그램'을 하면 순위는 저절로 따라오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둘은 1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시니어로 데뷔했다. 당시 김해진은 166.84점으로 6위, 박소연은 162.71점으로 9위에 올랐다. 둘 다 개인 최고 점수를 경신했다. 출전 선수 21명 중에 나란히 10위권에 진입하며 대회를 마쳤다.
이들은 김연아와 오버랩되는 선수들이다. 김연아는 만 16세였던 2006년 11월 시니어 국제 대회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김연아는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주 빅토리아에서 열린 ISU 그랑프리 시리즈 4차 대회에 데뷔해 3위에 올랐다. 이후 김연아는 그랑프리 6차 대회인 프랑스 에릭 봉파르에 출전해 1위를 차지하며 시니어 첫 국제 대회 정상을 밟았다. 김연아 이후 국제 공인 대회에서 쇼트·프리 합계 160점을 넘긴 선수는 김해진, 박소연이 처음이었다.
박소연은 "시니어 데뷔시즌이다. 다른 경쟁자들에게 배울 점도 많고 혜진이와 경험을 쌓아가면서 나중에는 좋은 성적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김해진과 박소연은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대선배' 김연아의 피같은 조언을 가슴에 새겼다. 김연아는 "국제대회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기 때문에 관중이 꽉찬 경기장에서 경기를 한다면 굉장히 부담이 될 것 같다. 나도 그런 상황이면 긴장이 된다. 그러나 연습에서 잘 해왔기 때문에 실전에서 마음껏 기량을 발휘할 것 같다. 출전하는데 의미를 뒀으면 좋겠다. 잘하면 좋겠지만 지금 이 선수는 시작 단계다. 평창올림픽을 목표로 삼았으면 좋겠다. 못해도 아무도 욕하지 않으니깐 심리를 잘 조절했으면 한다. 또 올림픽에서 선수 인생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으면 좋겠다. 앞으로 할 일들이 많기 때문에 너무 부담없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