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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부진' 이승훈, 1만m 메달은 가능할까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2-10 07:07


8일 오후(한국시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아들레르 아레나 스케이팅 센터에서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0m 경기가 열렸다. 6분 25초 61로 12위에 머문 이승훈이 아쉬워하고 있다.
한국은 이번 소치 올림픽에 아이스하키를 제외한 6개 종목에 동계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인 선수 71명을 파견했다. 임원 49명을 포함한 선수단 규모도 120명으로 역대 최대. 역대 최대 규모의 선수단을 파견하는 한국은 메달 12개(금 4개·은 5개·동 3개)를 수확, 2006년 토리노·2010년 밴쿠버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종합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소치(러시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2.08.

부진은 잊자.

이승훈에게 18일 열리는 1만m, 21일부터 시작되는 남자 팀추월이 남았다. 남자 팀추월의 에이스가 이승훈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1만m에서 5000m의 부진을 얼마나 만회할 수 있을지가 중요 포인트다.

1만m는 이승훈에게 기분 좋은 기억이다. 그는 4년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기적 같은 금메달을 따냈다. 당시 12분58초55로 결승선을 통과한 이승훈은 '라이벌' 스벤 크라머(네덜란드)가 코스 이탈로 실격처리 받자 행운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장거리 종목에서 아시아인이 획득한 최초의 금메달이었다. 소치 빙질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둔 바 있다. 그는 컨디션이 100%가 아니었던 지난해 종목별 세계선수권 1만m에서 13분14초02를 기록하며 4위에 올랐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는게 급선무다. 현재 이승훈은 몸상태에 이상이 없다. 심리적 요인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1만m는 5000m보다 흐름이 더 중요하다.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리듬에 맞춰 경기를 해야 한다. 5000m에서 부진한 기억을 떨쳐내고 자신의 페이스를 일단 찾아야 한다.

1만m에서도 주의해야 할 선수들은 역시 네덜란드 군단이다. 장거리에서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네덜란드는 소치 5000m에서도 이미 그 실력을 입증했다. 금, 은, 동메달을 싹쓸이 했다. '에이스' 크라머는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하며 클래스를 과시했다. 네덜란드 삼총사는 1만m에서도 강하다. 5000m 우승자 크라머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2013~2014시즌 월드컵 3차 시리즈 1만m 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의 올시즌 최고기록은 12분45초09이다. 베르그스마도 요주의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3월 소치에서 열린 종목별 세계선수권 1만m 우승자다. 백전 노장 봅 데 용 역시 1만m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선수다.

이승훈의 올시즌 1만m 최고 기록은 월드컵 3차시리즈에서 작성한 13분20초94다. 이승훈은 역도 훈련과 쇼트트랙 대표팀 동행 훈련을 통해 그 때보다는 기록을 끌어올렸다. 자신의 실력을 100% 낼 수 있도록 안정감을 찾는게 먼저다. 크라머가 이번 올림픽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분명 쉬운 도전은 아니다. 4년 전 기적의 드라마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기에 찾아온 행운이었다. 이승훈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5000m는 잊고 싶다.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다. 1만m에서는 더 이상 부담이 없다. 다른 선수들을 의식할 상황도 위치도 아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승훈의 소치동계올림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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