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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영(25·강원도청)-노진규(22·한체대), 남매는 함께 소치동계올림픽을 꿈꿨다.
노선영이 9일(이하 한국시각)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3000m에 출전했다. 하지만 기록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4분19초02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출전 선수 28명 가운데 25위에 머물렀다.
동생 몫까지 했어야 했다. 실망이 컸다. 그는 "많이 아쉬웠던 경기다. 네덜란드 전지훈련에서 심한 감기가 들어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경기 도중 아웃코스 출발을 상징하는 빨간색 끈이 흘러 내려 애를 먹었다. 버릴까도 생각했는데 실격될까봐 품고 스케이트를 탔다.
노진규 얘기를 꺼냈다. 노선영은 "동생 때문에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하지만 생각만 하면 마음이 더 무거워질 것 같아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부모님도 동생 걱정하지 말고 너나 잘하라고 하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한국을 떠나기 전 수술이 끝난 동생을 보고 네덜란드 헤렌벤 전지훈련 길에 올랐다. 병상에 누워 자는 모습만 봤다.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최근에서야 카톡으로 대화를 했다. 노선영은 "'선물사오라'고 하길래 '살게 없다'고 대답했다. 그러니까 메달이라도 따오라고 답장이 왔더라"며 수줍게 웃었다.
노선영은 16일 여자 1500m에 이어 21일 팀 추월에 출전한다. 전망은 밝지 않지만 팀추월에 무게를 두고 있다. 팀추월의 경우 2013년 12월 베를린에서 열린 월드컵 4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그는 "3000m나 1500m는 연습삼아 타는 것이다. 팀추월은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첫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노선영과 동반 출전한 김보름(21·한체대)은 4분12초08로 14위, 양신영(24·전북도청)은 4분23초67초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노진규는 현재 퇴원해 회복 중에 있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