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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26·대한항공)은 '빙속 삼남매'의 한 축이다.
500m가 첫 장이다. 공교롭게 한-일전이다. 금메달 경쟁을 펼쳐야 할 상대가 일본, 가토 조지(29)다. '미완의 대기'에 불과했던 모태범은 밴쿠번 대회에서 우승 후보 가토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가토는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여전히 박빙이다. 지난해 12월 9일 월드컵 4차 대회 500m에서 1000분의 2초 차이로 희비가 엇갈렸다. 모태범이 34초876, 가토는 34초878을 기록했다.
단언컨대 절정의 컨디션이란다. 단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을 이끌고 있는 케빈 크로켓(40·캐나다) 코치의 자신감이 모태범의 현주소다. 그는 8일 훈련 직후 "준비를 완벽하게 마쳤다"고 선언했다. 모태범에 대해 "현재까지 이어온 훈련 기록 중 오늘 가장 우수했다. 그는 세계 최고의 스피드를 자랑한다. 레이스에 대한 통제 능력도 뛰어나다"며 극찬했다.
들쭉날쭉한 빙질도 큰 걱정이 없다고 했다. 크로켓 코치는 "처음에 빙질을 보고 선수들이 느리게 레이스를 펼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이 바뀌었다. 빙상장 온도가 올라가면서 생갭다 나쁘지 않다"며 "점점 빙질이 좋아지고 있다. 아주 반가운 일"이라고 전했다.
모태범은 500m에서 안정적이다. 지난해 3월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500m 우승으로 대회 2연패를 달성한 것을 비롯해 올시즌 월드컵 1~4차 대회 8번의 레이스에서 모두 527점의 포인트를 쌓아 당당히 500m 부문 선두다. 1000m 준비를 통해 향상된 지구력이 500m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변수는 있다. 500m는 한 순간의 실수로 극과 극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모태범은 "운동을 많이 한 만큼 긍정적인 생각으로 준비하겠다"고 했다.
500m에는 이규혁(36·서울시청) 이강석(29·의정부시청) 김준호(19·강원체코)가 모태범과 동반 출전한다. 10일 대한민국 선수단의 첫 메달 확률은 90%가 넘는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