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개막]한국, 소치 금빛 시나리오는?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2-07 07:21


두 남자와 세 여왕.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던 2010년 밴쿠버올림픽(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 신화 재연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의 키워드다. '두 남자' 이승훈(26) 모태범(25·이상 대한항공)과 '세 여왕' 김연아(24·올댓스포츠) 이상화(25·서울시청) 심석희(17·세화여고)의 스케이트에 한국 성적이 걸려있다. 물론 남자 쇼트트랙과 스피드 스케이팅 팀추월의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컬링, 모굴스키와 같은 깜짝 메달 후보도 있다. 사상 최다인 71명이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의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금빛 시나리오'를 살펴보자.


4일 오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의 훈련이 열렸다. 모태범(왼쪽)과 이상화가 동료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소치=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2.04.
시작은 '빙속 삼남매' 이상화 모태범 이승훈

대회 초반의 분위기는 '빙속 삼남매'에 달려있다. '장거리의 간판' 이승훈이 첫 금메달 사냥의 선봉장이다. 8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각) 시작하는 남자 5000m에 출격한다. 이 종목은 이승훈이 밴쿠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종목이다. 10일엔 '모터범' 모태범이 나선다. 오후 10시 시작하는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대회 2연패를 노린다. 모태범은 지난 밴쿠버올림픽에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다. 한동안 스케이트 문제로 부진에 빠졌지만 최근 들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날 모굴스키 최재우(20·CJ)도 깜짝 메달 사냥에 나선다.

11일에는 가장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 평가받는 '빙속 여제' 이상화가 나선다. 오후 9시 45분부터 펼쳐지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 출전한다. 그녀는 작년 월드컵 시리즈 싹쓸이 우승에 세계신기록을 네 차례나 세우는 경이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라이벌과의 격차가 워낙 커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금메달을 딸 것으로 보인다. 12일과 13일엔 모태범과 이상화가 1000m에 나선다. 모태범은 500m보다 1000m에 더 강한 의지를 보이며 훈련에 집중했다. 메달 가능성이 높다.

중반은 '신흥 여제' 심석희

10일부터는 '효자 종목' 쇼트트랙이 함께 한다. 오후 6시 45분 남자 1500m를 시작으로 금빛 사냥에 나선다. 최근 부진한 모습으로 불안한 행보를 보인 남자 쇼트트랙은 1500m에서 출발, 15일 1000m에서 반전의 드라마를 쓰겠다며 벼르고 있다. '에이스' 노진규(22·한체대)가 골육종으로 올림픽 출전이 완전히 무산된 상황에서 신다운(21·서울시청), 이한빈(26·성남시청), 박세영(21·단국대)이 샤를 아믈랭(캐나다)과 안현수(러시아)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관심의 초점은 역시 '신흥 여제' 심석희로 모아진다. 지난 밴쿠버올림픽에서 '노 골드'에 그쳤던 여자 대표팀의 수모를 깨끗이 씻어줄 '확실한 에이스'로 꼽힌다. 쇼트트랙 월드컵 시리즈에서 10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낸 심석희는 해외 언론이 3관왕 후보로 꼽고 있다. 밴쿠버올림픽 3관왕 왕멍(중국)이 부상으로 대회 출전이 어려워진 것도 호재다. 심석희는 13일 500m, 15일 1500m와 18일 계주 3000m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심석희 뿐만 아니라 박승희(22·화성시청)와 김아랑(19·전주제일고)도 유력 메달후보다.


4일 오후 경기도 고양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열린 제68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4) 여자 시니어 쇼트 부문에서 김연아가 멋진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고양=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1.04.

대미는 '피겨여왕' 김연아

마무리는 '여왕' 김연아의 몫이다. 두 대회 연속 1만m 금메달을 노리는 이승훈의 도전이 18일 끝나면 대한민국의 눈과 귀가 김연아에 쏠리게 된다. 이번 소치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하는 김연아는 20일 쇼트프로그램, 21일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다. 마지막 리허설에서 밴쿠버올림픽 못지 않은 기량을 뽐낸 김연아에게 최고의 라이벌은 그녀 자신이다. 김연아가 이번에도 시상대 맨 위에 서면 카타리나 비트(1984, 1988년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26년 만에 여자 피겨스케이팅 싱글 2연패를 달성한 선수가 된다.

김연아가 신기원에 도전하는 사이, 여자 컬링이 첫 메달에 도전한다. 준결승과 결승이 20일 열린다. 물론 예선통과가 전제다. 22일에는 이승훈 주형준(23) 김철민(22·이상 한체대)으로 구성된 남자 팀 추월이 출격한다. 이들은 작년 12월 월드컵 4차 대회에서 네덜란드에 이어 준우승을 하는 등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22일 오전 1시30분부터는 쇼트트랙 여자 1000m, 남자 500m, 남자 5000m 계주가 열린다. 심석희의 3관왕과 남자 대표팀의 자존심 회복 여부가 달려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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