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쇼트트랙 '한국의 적은 한국?', 지도자 수출로 흥미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2-07 07:20


6일 오후(한국시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의 훈련이 열렸다.
한국은 이번 소치 올림픽에 아이스하키를 제외한 6개 종목에 동계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인 선수 71명을 파견했다. 임원 49명을 포함한 선수단 규모도 120명으로 역대 최대. 역대 최대 규모의 선수단을 파견하는 한국은 메달 12개(금 4개·은 5개·동 3개)를 수확, 2006년 토리노·2010년 밴쿠버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종합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소치 올림픽은 8일 오전 1시 14분(한국시간) 개막식을 시작으로 열전에 돌입하며 23일 폐막한다.
소치(러시아)= 김경민 기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2.06.

쇼트트랙은 한국의 텃밭이다.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2010년 캐나다 밴쿠버까지 단 한 차례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효자종목', '메달밭' 등 수식어는 화려하다. 끊이지 않는 잡음으로 위상에 금이가기도 했다. 그러나 쇼트트랙 강국이란 데 이견이 없다. 전세계도 인정하고 있다.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금빛 레이스에 다시 도전하는 쇼트트랙 대표팀이 6일(한국시각) 결전지인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첫 현지 적응 훈련을 실시했다. 한국은 영국 선수들과 뒤엉켜 함께 훈련을 했다.

한데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한국과 영국 선수들이 서로 엉덩이를 밀어주면 함께 계주 훈련을 했다. 세 조로 나뉘어 한국 선수가 영국 선수를 밀어주면, 한 바퀴를 돈 영국 선수가 다시 한국 선수를 밀어주는 식으로 경주하듯 레이스가 이어졌다.

이유가 있었다. 영국 대표팀을 이끄는 지도자가 바로 한국인이었다. 영국의 이승재 코치는 최광복 여자대표팀 코치와는 사제지간이었다. 최 코치는 "영국을 이용했다"며 웃었다. 이 코치는 "상부상조"라고 했다. 계주 대표팀이 출전하지 않는 영국도 한국 선수들과의 훈련을 통해 페이스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단다.

이날 훈련에선 이 코치가 수시로 한국 선수, 코치들과 이야기 꽃을 피웠다. 한국 쇼트트랙의 위상이었다. 태권도, 양궁 등 지도자를 수출하는 대열에 동계 종목에선 쇼트트랙이 함께하고 있다.

소치올림픽에서는 이 코치 외에도 프랑의 조항민 감독, 카자흐스탄의 장권옥 감독 등이 외국팀을 지도하고 있다. 장 감독의 경우 한때 '미국 쇼트트랙의 대부'라고 불렸다. 러시아의 지휘봉을 잡았다가 2년 전 카자흐스탄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카자흐스탄 쇼트트랙은 4년 전 밴쿠버에서는 한 명의 선수밖에 출전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무려 6명의 선수가 소치올림픽 출전권을 얻었다.

이 코치도 엘리스 크리스티(영국) 등 뛰어난 선수를 길러낸 공을 인정받아 아시아 국적 코치로는 사상 처음으로 잭 유니언을 달고 올림픽에 나선다. 지도자 수출은 달갑다. 하지만 쇼트트랙의 수준 차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한국의 적은 한국이란 말도 있다. 경쟁은 더 뜨거워졌다.

최 코치는 "예선을 통해 올림픽에 출전권을 얻은 선수는 인정해야 한다. 전력 차가 크지 않아 신경을 안써도 되는 팀은 단 한 팀도 없다. 방심은 안된다"며 경계했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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