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 김연아, 올림픽 2연패로 '여왕퇴임식' 노린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3-12-31 08:12


김연아 신년 인사. 제공=올댓스포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피겨여왕' 김연아(24)가 새해메시지를 전했다. 단아하고 성숙한 모습의 김연아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와 함께 화사한 웃음으로 팬들에게 인사를 보냈다. 1월 4일부터 5일까지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열리는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4'준비로 바쁜 그녀지만 팬들을 위한 새해 인사를 잊지 않았다.

2014년 갑오년, 김연아는 가장 주목받는 말띠 스타다. 9개월만에 공식 경기에 모습을 드러낸 김연아는 지난 12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에서 204.49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9월 입은 오른발 중족골 미세골절 부상 후유증 없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했다. 올림픽 시즌을 맞아 새롭게 준비한 '어릿광대를 보내주오(쇼트 프로그램)'와 '아디오스 노니노(프리 스케이팅)'도 호평을 받았다. 김연아 역시 "새 프로그램을 처음 실전에서 선보여 실수를 많이 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경기를 했다"고 했다. 김연아는 단 두번의 연기로 다시 한번 세계 피겨의 중심에 섰다.

여왕 복귀에 국내팬들의 반응도 뜨겁다. 'KB금융그룹 코리아 피겨 스케이팅 챔피언십 2014' 입장권은 지난 12월 27일 발매 시작 15분만에 모두 동이 났다. 김연아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의 마지막 리허설로 국내 무대를 택했다. 지난 시즌 기분 좋은 데자뷰가 있다. '빙판 복귀'를 선언한 그는 지난해 12월 독일 NRW 트로피를 통해 1년 8개월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이어 7년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해, 완벽한 연기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상승세는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열매를 맺었다. 4년 만의 세계선수권 금메달이었다. 김연아는 'KB금융그룹 코리아 피겨 스케이팅 챔피언십 2014'를 통해 마지막 점검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팬들 입장에서는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김연아의 시합을 국내에서 직접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김연아의 시선은 올림픽 2연패를 향해 있다. 김연아는 지난 밴쿠버올림픽을 통해 '여왕대관식'에 성공했다. 쇼트프로그램(78.50점)과 프리스케이팅(150.06점) 모두 역대 최고점 기록을 경신하며 총점 228.56점의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으로 채점제도가 다시 바뀌지 않는 한 깨지기 어려운 '불멸의 기록'이었다. 은퇴와 현역생활 연장의 기로에 섰던 김연아는 소치에서 선수 인생의 마지막 꽃을 피우겠다는 새로운 목표와 함께 지난해 은반으로 돌아왔다.

전망은 밝다. 이렇다할 경쟁자가 눈에 띄지 않는다. 가장 큰 적은 역시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다. 아사다는 이번 시즌 들어 세차례나 200점 경신하는 등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김연아의 벽은 여전히 높다. 김연아는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와 비슷한 시기 열렸던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아사다가 기록한 204.02점을 웃돌며 '원격 대결'에서 웃었다. '필생의 라이벌' 아사다와의 마지막 승부 여하에 따라 김연아의 메달 색깔이 결정될 것이다.

올림픽 여자 싱글에서는 소냐 헤니(노르웨이·1928년 생모리츠, 1932년 레이크플래시드), 카타리나 비트(독일·1984년 사라예보, 1988년 캘거리) 외에는 연속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없다. 소치동계올림픽을 끝으로 빙판을 떠나는 김연아는 30년만의 올림픽 2연패라는 새 역사와 함께 완벽한 '여왕퇴임식'을 노리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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