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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챔프'양학선의 당당 출사표"리세광 신경안써,내기술만 믿는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3-09-24 11:46


"세계선수권 2연패가 목표다. 리세광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도마의 신' 양학선(21·한체대)이 세계선수권 2연패를 향해 출발했다. 양학선이 포함된 남녀 체조대표 선수단 22명이 24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제44회 기계세계개인체조선수권이 펼쳐지는 벨기에 안트워프로 떠났다. '올림픽 챔피언' 양학선은 출국 직전 인터뷰에서 2연패를 향한 목표를 또렷이 밝혔다. 이번 대회 처음으로 북한 '도마의 신' 리세광과의 맞대결이 예고되고 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1년 도쿄세계선수권,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양학선이 1위를 휩쓴 세계 무대에 리세광은 없었다. 2013년 첫 맞대결을 눈앞에 둔 양학선은 담담했다. "리세광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내 기술만 믿고, 내 기술을 충실히 하다보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 믿는다"는 말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런던올림픽 이후에도 양학선은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려왔다. 지난해 스위스컵, 일본 도요타컵, 지난 3월 프랑스월드컵, 지난 8월 카잔유니버시아드에 이르기까지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금메달을 휩쓰는 괴력을 보여줬다. 일찌감치 인천아시안게임 준비에 돌입했다. 리세광과의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신기술 계발에도 매진했다. 난도 6.4의 신기술 '양학선'에 이어 '양학선2(가칭)'를 완성했다. 기존 스카하라 트리플(난도 6.0, 일명 로페즈, 손짚고 옆돌아 뒤공중돌며 3바퀴 비틀기)에서 반바퀴를 더 비트는 이 기술을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세계선수권 심판회의에서 난도 6.4점의 신기술을 인정받게 되면 리세광과 동일 출발선상에 서게 된다. 체조 종목별 점수는 난도(D) 점수와 실시(E) 점수의 합이다. 리세광의 이름을 딴 '리세광' 기술(뒤로 몸굽혀 2바퀴 공중돌며 1바퀴 비틀기)은 난도 6.4로 '양학선' 기술과 난도 점수가 같다. 문제는 2번째 기술이다. 리세광의 '드라굴레스쿠 파이크(무릎 펴고 앞으로 몸접어 2바퀴 공중 돌며 반바퀴 비틀기)'의 난도는 6.4다. 대한체조협회는 '스카하라 트리플'에서 반바퀴를 더 비트는 양학선의 신기술이 난도 6.4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기술을 세계선수권에서 깨끗하게 성공할 경우, 이후 국제체조연맹(FIG) 기술위원회 심의를 거쳐 공식 명칭을 결정한 후 코드북에 공식등재 된다.

양학선은 현재 몸 상태를 묻는 질문에 "좋은 편은 아니다"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휴식 없이 훈련, 경기에만 매진해왔다. 신기술 계발을 위해 부단한 연습을 거쳤다. 공중에서 무려 3바퀴반(1260도)을 비틀어야 하는 신기술은 팔목과 허리에 상당한 부담이 따르는 동작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양학선만이 할 수 있는 기술이다. 허리에 주사를 맞아가며 투혼을 발휘해왔다. 몸이 좋지 않다면서도 기대성적을 묻는 질문에 "무조건 1위죠!"라며 씩씩하게 답했다. 지고는 못사는 승부사, 큰무대에 강한 강심장답게 "첫 남북대결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번 세계선수권에 출전하는 기계체조대표선수단은 김대원 대한체조협회 전무를 단장으로 주영삼 대표팀 감독, 정진수 코치, 양태영 코치, 최명진 여자대표팀 감독 김나경 코치, 조성호 코치 등 6명의 코칭스태프, 9명의 선수로 구성됐다. 남자대표팀은 베테랑 에이스 김지훈(서울시청)을 주장으로 양학선 왕원영(한체대3) 박민수(한양대1) 배가람(경희대3) 김희훈(한체대4) 등 6명이 나선다. 세계선수권 7회 출전에 빛나는 백전노장 김지훈을 제외한 전원이 대학생이다. 왕원영 배가람 박민수는 이번이 세계선수권 첫 도전이다. 대한체조협회는 내년 인천아시안게임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과감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여자대표팀은 성지혜(대구체고2) 박지수(서울체고3) 2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인천공항=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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