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의 '땅콩 여자 탄환' 셸리 앤 프레이저 프라이스(27·자메이카)가 제14회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22년 만의 여자 단거리 2관왕에 올랐다.
앞서 100m 정상에 오른 프레이저 프라이스는 여자부에서 역대 세 번째로 100m와 200m를 동시에 제패하는 '스프린트 더블'을 달성했다. 여자부 스프린트 더블은 1987년 로마 대회의 질케 글라디슈(동독), 1991년 카트린 크라베(독일)가 한 차례씩 달성한 이후 무려 22년 만에 나왔다.
미국의 간판 앨리슨 펠릭스는 고개를 숙였다. 200m에서만 세 차례 금메달을 따낸 펠릭스는 코너를 돌아나오던 도중 허벅지를 잡고 쓰러져 경기를 마치지 못한 채 관계자의 팔에 실려 트랙을 떠났다. 세계선수권대회 역대 최다 우승의 위업을 이루겠다던 꿈도 물거품이 됐다. 역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 선수가 따낸 가장 많은 금메달은 8개다. 남자 선수 중에서는 칼 루이스와 마이클 존슨(이상 미국)이 8차례 시상대 꼭대기에 섰고, 여자 선수 중에서는 펠릭스가 2011년 대구 대회까지 8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열린 남자 5000m 결선에서는 '장거리의 볼트' 모하메드 파라(영국)가 13분26초98의 기록으로 하고스 게브르히웨트(에티오피아·13분27초26)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대회 첫날 1만m 우승을 차지한 파라는 남자 장거리 두 종목을 모두 석권하며 최강의 입지를 굳혔다.
남자 포환던지기에서는 다비드 슈토를(독일)이 21m73을 던져 라이언 휘팅(미국·21m57)을 꺾고 2011년 대구 대회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육상 최강국' 미국은 마지막으로 열린 남자 1600m 계주에서 2분58초71의 시즌 최고기록으로 우승, 5연패를 달성하고 무너져 가던 자존심을 지켰다. 미국 계주팀은 2위 자메이카(2분59초88)와 1초 이상 격차를 벌리는 압도적인 레이스를 벌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