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계 자정,국가대표선수회 선수출신들의 주장은?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3-08-09 19:22



국가대표 스타플레이어 출신들이 스포츠계 자정을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대한민국스포츠국가대표선수회(이하 선수회)는 8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몽중헌에서 '스포츠현장의 정상화를 위한 제언'이란 제하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윤창 선수회장과 박종훈 상임이사, 이은철 이사, 조혜정 전GS칼텍스 배구감독이 정부 및 미디어를 향해 작심하고 직설적인 '제언'을 건넸다."체육단체의 운영 비리에 대해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아닌 감사원을 통해 철저하고 강도 높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체부가 대한체육회 및 산하단체의 비리를 조사하는 주관부처가 된 부분을 문제 삼았다. "2019년 광주세계수영선수권 공문서 위조 사건은 비단 유치위원장만의 문제 아니다. 세계선수권은 개별종목 이벤트다. 중추적 역할을 했던 대한수영연맹 또한 자유로울 수 없다. 문체부는 2019년 세계 수영선수권 대회 유치위원회가 유치신청서 제출하면서 재정지원보증서류 위조한 국기문란행위를 3개월이나 묵인했다. 또 문체부와 체육단체 사이에는 업무상 네트워크가 형성돼있다. 이런상황에서 문체부가 과연 체육단체의 운영현황을 제대로 조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레전드 배구스타 출신의 장윤창 선수회장은 "저희들이 이렇게 해야만 하는 절실한 상황은 2만5000명 국가대표 출신의 명예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국민들로부터 사랑받은 스포츠계 스스로 분명한 자정의 노력을 해야 한다. 젊은 체육인들이 묵과할 수 없지 않나 하는 생각에서 용기를 냈다. 후배들이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는 현장을 만들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체조 동메달리스트 출신의 박종훈 상임이사(관동대 체육학과 교수)는 "사실 선수출신들이 목소리를 내는 데는 여전히 어려움이 많다. 대부분의 협회가 출연금에 의해 운영되고, 절대권력에 의해 운영되다 보니 부패로 이어지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만 익명제보에 의한 조사가 가동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이은철 이사는 향후 체육계 전반의 문제에 선수들의 권익을 위해 제 목소리를 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선수들은 메달을 만드는 기계가 아니다. 선수들은 좀처럼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선수들의 목소리를 교수나 나처럼 사업하는 사람들이 대신 제안해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뭉쳤다. 앞으로도 우리는 계속 목소리를 낼 것이다. 우리 후배나 국가대표 선수들이 필요한 사항들을 알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고의 스타플레이어자 최초의 여성 배구 사령탑으로 활약한 조혜정 감독도 또렷한 목소리를 냈다. "지금 아프더라도 부끄러운 부분을 과감히 도려내 없앰으로써 스포츠 선진국으로 올라가야 한다. 자정이라는 것이 눈에 보이는 발표로 끝나서는 안된다. 우리가 나선 것은 체육회를 어떻게 자정할 것인가, 그 자정을 위해 도울 것을 무엇인가를 함께 고민하기 위해서다. 성추행, 승부조작, 모두 빙산의 일각이다. 근거없이 함부로 체육계의 문제점을 이야기할 수 없지만, 우리가 현장에서 침묵하고 묵과해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9년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 과정에서 공문서 위조 사실이 알려지고, 태권도 편파 판정으로 학부모가 목숨을 끊었다. 역도대표팀에선 성추행 논란까지 불거졌다. 최근 체육계에 불미스런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국무회의에서 체육계 비리와 정화를 직접 거론했다. 문체부는 체육단체 전수조사 방침을 정했다. 9일 오후 대한체육회는 태릉선수촌에서 300여명의 선수 지도자가 모여 자정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체육회 비리근절을 위한 자정 결의대회를 성공리에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자정결의대회는 대한체육회의 공정하고 투명한 체육환경 조성을 위한 강력한 비리근절 대책 중 하나로써 추후 전국체육대회나 각 가맹경기단체가 주최하는 주요 대회에서 비리근절을 위한 서명운동을 유도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정행 대한체육회장은 13일 올림픽파크텔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비리근절을 위한 자정 노력을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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