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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대-고성현이 탈락한 한국 배드민턴에 새로운 희망이 떴다.
김기정-김사랑은 9일 중국 광저우 톈허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 세계배드민턴개인선수권대회 남자복식 8강전서 말레이시아의 복병 쿠키엔킷-탄분헝조를 2대0으로 가볍게 따돌리고 준결승에 진출했따.
이로써 1순위 금메달 후보였던 이용대(삼성전기)-고성현(김천시청)의 16강 탈락으로 아쉬움에 빠졌던 한국이 '다크호스' 김기정-김사랑을 앞세워 금빛 꿈을 이어가게 됐다.
세계랭킹 4위인 김기정-김사랑조가 세계 2위의 강호 쿠키엔킷-탄분헝조를 무찌른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다.
이같은 자신감 때문인지 김기정-김사랑은 경기 내내 자신감이 넘쳤다. 상대의 약점을 제대로 파악한 채 능수능란하게 완급 조절을 하며 경기를 지배해 나갔다.
1세트를 21-15로 잡으며 기선을 제압한 김기정-김사랑은 2세트 들어서도 1∼2점차의 박빙 리드를 이어나갔지만 전혀 불안하지 않았고 젊은 패기가 오히려 돋보였다.
김기정-김사랑의 질풍같은 파이팅에 밀린 상대 조는 이렇다 할 역전 찬스를 만들지 못한 채 스매시와 리시브에서 실책까지 연발하며 힘없이 무너졌다.
김기정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이용대-고성현조가 탈락한 것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았다고 말했다.
김기정은 "우리가 그동안 훈련을 열심히 하며 준비한 만큼 팀 분위기에 신경쓰지 말고 그동안 해왔던 대로 하자는 마음으로 차분하게 경기에 임했다"면서 "상대를 잘 아는 만큼 그들의 약점을 노린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김기정-김사랑이 한국 배드민턴에 전화위복의 계기를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앞서 세계랭킹 5위의 장예나-엄혜원조는 여자복식 8강전서 세계 6위 피아 제바디아베르나데스-리즈키 마멜리아 프라디프타(인도네시아)조를 2대0으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선착하는 등 한국은 동메달 2개를 확보해놓은 상태다.
특히 여자복식이 이 대회에서 준결승에 진출한 것은 2005년 이경원-이효정의 동메달 이후 8년 만이다.
광저우(중국)=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