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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의 사나이가 있다.'
이들은 세계랭킹 1위의 금메달 유력후보였다. 하지만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도 있는 법. 마냥 충격만은 아니었다.
한국은 기대하지 않았던 혼합복식에서 이변을 잡았다.
주인공은 신백철(김천시청)-엄혜원(한국체대)이다. 신백철-엄혜원조는 혼합복식조를 결성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세계랭킹 22위에 머무르고 있다.
이들 덴마크조는 세계 4위의 강호로 한국 대표팀이 이번에 넘어서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스포츠의 세계는 역시 둥근 공과 같았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이용대-고성현의 탈락이 발생했듯이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수확이 생긴 것이다.
신백철-엄혜원조는 남자복식(이용대-고성현조)과 여자단식(성지현)에서 이변의 희생양이 된 것에 자극받았는지 불같은 투혼을 발휘했다.
첫 세트를 17-21로 내주며 '역시나'하는 듯 했지만 2세트에서 듀스 접전 끝에 23-21로 승리했고, 마지막 3세트에서도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한 끝에 21-18로 마무리했다.
이용대-고성현의 탈락에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던 이득춘 대표팀 감독은 신백철-엄혜원의 승전보를 접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알고 보니 신백철은 광저우와 기분좋은 인연이 있었다. 지난 2010년 광저우에서 벌어진 아시안게임에서 이효정(삼성전기)과 함께 혼합복식 금메달을 일군 것이다.
그런 그가 침통에 빠진 한국 배드민턴을 구하기 위해 '광저우의 사나이'로 무장한 채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공교롭게도 3년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혼합복식에서다.
'광저우의 사나이' 신백철이 기분좋은 광저우 징크스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광저우(중국)=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