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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유망한 서울대 기계공학과 학생이 국내에선 듣기도 생소한 카레이서의 길로 접어들기까지 고난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임채원은 25살이던 2009년 드라이버로 입문해 2010년 11월 슈퍼레이스 1600cc 신인전에서 데뷔 첫 해 1위를 차지하며 재능을 인정받았다. 그해 한국모터스포츠 신인상도 수상했다.
본격 국내 프로클래스로 업그레이드할 것으로 예상됐던 임채원은 예상을 깨고 이듬해 곧바로 일본으로 포뮬러 드라이버 유학을 떠나며 자취를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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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이 5년만에 이뤄진 것으로 매번 경제적 심리적 위기에 봉착했지만 무모할 정도로 강한 추진력으로 결국 유럽 카레이싱 본고장에서 활약에 나선 것이다.
결국 임채원은 13일(현지시간) 영국 실버스톤(1바퀴 5.901km)에서 열린 유로피언 F3 대회 9라운드에서 첫 정상에 올랐다.
이는 한국인 최초의 F3 우승 기록이자 카레이싱의 최고봉 F1 무대에 도전할 수 있는 밑거름을 제공한 것이라 평가할 될 수 있다.
물론 그간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국가를 넘어 새로운 레이스에 진입할 때마다 수억 원의 비용이 들어갔다. 상위 무대로 올라갈 수록 그 비용은 점점 커지면서 부모님의 지원도 바닥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유럽서도 '시트를 산다'고 표현할 정도로 경주차 한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선 경주차와 팀원을 통째로 고용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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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모터스포츠는 개인의 드라이빙 실력 보다 기업차원의 스폰서십이 더 중요하다는 게 정설이다. 자동차 관련기업들이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 무대로 삼기위해 만들어진 산업스포츠이기 때문이다.
네덜란드로 입양됐던 한국인 드라이버 최명길(28.레카르도 브라윈스 최)은 지난 2007년 독일 F3에서 두차례 우승을 차지했지만 결국 기업의 후원이 없어 한국 무대에서 프로 드라이버로 뛰고 있다.
또 일본인 F1 드라이버 고바야시 카무이는 일본기업의 후원이 전무해 순수 팬들에게 100억원 이상을 모금했지만 소속팀 자우버의 시트는 사실상 그 두배의 가격에 낙찰돼 올시즌 F1 무대에서 동양인은 전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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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만큼 한국인 드라이버로는 불가능에 가까운 환경 속에서 국제무대에 도전하기란 무모하다는 표현이 차라리 현실적이다. 그 모든 난관을 뚫고 달려나가는 임채원이 한발 한발 더 높은 곳으로 향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우승으로 임채원은 시즌 종합 순위 8위에서 5위(25점)로 뛰어올랐다. 한 달 반 가량의 여름휴식기를 마치고 9월 하반기 레이스에서 종합선두를 목표로 또 다시 달리게 된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F3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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