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WRC 우승찍고 F1까지 가야 하는 이유

김준석 기자

기사입력 2013-06-17 13:41 | 최종수정 2013-06-17 13:42



현대차가 내년 월드랠리챔피언십(이하 WRC) 출격용 현대모터스포츠 법인을 세우고 본격 준비에 돌입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3일 독일 바이에른주 알체나우시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포츠 법인 사옥에서 현대차 해외영업본부장 임탁욱 부사장, 현대모터스포츠 법인 최규헌 법인장 등 현대차 임직원을 비롯해 알렉산더 레글러 알체나우 시장 등 현지 관계자, WRC 및 국제자동차연맹(FIA) 관계자, 유럽 주요국 기자단 등 120여명의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개소식을 개최했다.

현대자동차가 11년 만에 WRC에 다시 뛰어든 건 국내 모터스포츠 역사상 주요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완성차 메이커는 사실상 국내외에서 모터스포츠 마케팅에 큰 관심을 보여오지 않아왔고 국내 자동차시장의 폐쇄적인 성격 때문에 모터스포츠라는 선진형 홍보마케팅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가운데 현대기아를 제외하곤 대우와 삼성자동차 등이 한국GM과 르노삼성으로 사실상 외국계 회사가 되면서 현대기아차는 유일하게 남은 코리아 브랜드의 완성차 메이커가 됐다.

해외시장 성장률에서는 승승장구해 온 현대기아차지만 독일과 일본 메이커의 완성도에 여전히 갈증을 느끼고 있다. 일본차의 내구성과 정숙성, 그리고 독일차의 디젤엔진 기술과 안정감에 어깨를 나란히 하기엔 만족감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마지막 남은 사각지대는 역시 친환경 자동차 개발과 모터스포츠 마케팅으로 쏠릴 수 밖에 없다. 특히 모터스포츠 마케팅은 자동차 선진국들이 이미 100년에 걸쳐 자동차 마케팅에 핵심으로 손꼽아 온 홍보기법이다. 또한 극한 상황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개발을 거듭하는 현장이기도 하다.


무려 1,000억원을 들인다는 이번 현대기아차 WRC 프로젝트가 현대기아차 도약의 작은 불씨가 돼 향후 F1 무대나 DTM, 인디카 등에서도 크진 않지만 지속적 모터스포츠 마케팅 참여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일본 시장 진출 이후 수년간 단 한대의 자동차도 팔지 못하고 철수한 기아자동차, 명차반열에 오르는 페라리 포르쉐급 자회사를 두지 못해 '실용적인 차'라는 인식만 주고 있는 현대자동차. 세계적 경기불황과 인구감소의 국내 시장을 바라봤을때 현대기아차가 내년 WRC 무대에서 10여년 전 보여줬던 좋은 성적에 버금가는 성과를 내리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에 설립한 현대모터스포츠 법인은 직원 약 50여 명이 근무하는 사무동 및 경주용차 개발을 위한 워크숍 공간 등 고성능 랠리카 개발을 위한 시험 및 제작 설비를 갖춘 약 8,200㎡의 건물로, 법인이 위치한 알체나우는 독일은 물론 유럽의 중심에 위치한 지리적인 이점으로 WRC 참가팀 운영에 최적지로 평가된다.

이 외에도 현대모터스포츠 법인 50km 이내에 현대차 유럽법인, 유럽기술연구소, 유럽디자인센터 및 현대모비스 등이 위치해 있고, 뉘르부르크링 테스트 센터와도 매우 인접해 있어 최정상급 고성능 랠리카 개발을 위한 협업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현대차는 2014년 WRC에서의 선전을 위해 이 곳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모터스포츠 전문 엔지니어와 남양 연구소 전담 엔지니어간 지속적이고 유기적인 협업으로 극한의 주행 성능 및 내구성을 확보한 최정상급의 랠리카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i20 월드 랠리카는 ▲300마력 급의 터보차저가 장착된 1,600cc 엔진 ▲경기 전용 6단 시퀀셜 변속기 ▲4륜 구동 시스템 ▲다양한 노면에서 최적의 주행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전용 서스펜션 시스템 탑재와 더불어 ▲차량 저중심화 및 타이어별 중량 배분 최적화 ▲공기역학적 디자인 개선 등 주행 성능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 WRC팀의 총 책임자인 미쉘 난단은 "오늘은 우리의 임무 수행에 있어 중요한 한걸음을 내딛는 날"이라며 "WRC 출전 준비와 성공을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며 WRC 참가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해로 41회를 맞는 WRC는 양산차를 경주용 차로 개조해 완성차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세계 자동차 경주대회로, F1과 함께 세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모터스포츠 경기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현대차, 시트로엥, 폭스바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gpkorea@gpkorea.com

[Copyright ⓒ 지피코리아(www.gpkorea.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