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스마 탁구 레전드' 현정화가 돌아왔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3-05-31 22:06



'카리스마' 그녀, 현정화가 돌아왔다.

지난해 8월 런던올림픽 직후 더 큰 꿈을 위해 가족과 함께 미국 유학길에 올랐던 현정화 전 대한탁구협회 전무이사가 9개월간의 일정을 마치고 30일 귀국했다. 한국마사회 총감독직에 복귀했다. 탁구를 향한 뜨거운 애정과 '강철 체력'은 여전했다. 시차와 여독이 채 가시기도 전인 31일 실업탁구 챔피언전이 한창인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을 찾았다. 박영숙 서효원 유소라 김민희 등 애제자들의 플레이를 '매의 눈'으로 지켜봤다.

지난 9개월간 현 감독은 미국 남가주대(USC)에서 영어공부에 매진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금메달리스트이자 여성 스포츠스타다. 국제탁구연맹(ITTF)에서 미디어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글로벌 스포츠 리더로서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한단계 성장하려면 영어의 필요성이 절실했다. 조양호 대한탁구협회장(한진그룹 회장)이 직접 추천서를 써주며 늦깎이 공부를 독려하고 응원했다. 세계 1등 '독종'답게 공부도 독하게 했다. 단 한번도 수업을 빼먹지 않았고, 숙제도 절대 밀리지 않았다.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기다리는 자투리 시간에도 단어 암기에 열중했다. 하루 6~7시간 이상 영어공부에 매달렸다. 선수, 지도자로 앞만 보고 달려오던 그녀가 잠시 멈춰서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모처럼 가족들과 따뜻한 시간을 보낸 것 역시 의미있다.

짧은 '시한부 재충전'이었다. 원래 서 있던 자리, 그녀를 원하는 자리로 되돌아왔다. 6월 말 고향 부산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선수권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부산아시아선수권은 지난해 대한탁구협회 전무 재직 당시 현 감독이 직접 발로 뛰며 일궈낸 결실이다. 유남규 남자대표팀 감독과 함께 부산을 대표하는 스포츠스타로서 성공적인 대회 유치에 해야 할 일이 많다. 미국연수를 통해 영어뿐만 아니라 공부하는 선수들의 자세와 문화도 배웠다. 한국 탁구는 물론 스포츠계를 위해 해야할 일, 가야할 길들을 생각하고 있다.

현 감독이 자리를 비운 새 박영숙, 서효원 등 애제자들의 기량이 급성장한 것은 고무적이다. '현정화의 제자'라는 타이틀에 부끄럽지 않는 선수가 되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박영숙도 서효원도 "감독님이 안계실수록 더 잘해야 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 현 감독의 한결같은 믿음에 보답했다. '왼손 에이스' 박영숙은 파리세계선수권 혼합복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공격하는 수비수' 서효원은 코리아오픈 여자단식에서 우승했다. 세계랭킹 16위로 여자대표팀 가운데 최고랭킹을 기록중이다. 현 감독이 돌아온 31일에도, 박영숙과 서효원은 나란히 여자단식 16강에 진출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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