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미셸콴"스페셜올림픽 모든 선수가 '히어로'"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3-02-05 19:03



'희망이 사라졌다고 느껴질 때, 당신의 내면을 들여다봐요. 강해져요. 곧 진실을 알게 될 거예요. 영웅은 당신 안에 있다는 걸…. (when you feel like hope is gone/Look inside you and be strong/And you'll finally see the truth/That a hero lies in you.)'

평창스페셜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와 함께 지적장애인들에게 꿈을 물었던 김연아(23)가 폐막식 무대에 다시 섰다.

5일 오후 강원도 평창 용평돔에서 열린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폐막식에서 김연아는 머라이어 캐리의 히트넘버 '히어로(Hero)'에 맞춰 자신의 영웅 미셸 콴과 함께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다. 자신의 '히어로' 콴과의 3번째 무대다. 콴은 국제스페셜올림픽위원회(SOI) 이사인 콴은 2주전 결혼식을 올린 '신부'다. 허니문 일정을 줄여가며 평창으로 달려오는 열정을 보여줬다. '피겨여제'들은 환상의 무대에서 '스페셜올림픽에 참가하고 도전하는 용기를 보여준 모든 지적장애인 선수들이 우리의 영웅'이라는 메시지를 담아냈다.

폐막식 직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연아는 '히어로'를 스페셜올림픽 폐막식 레퍼토리로 선택한 이유를 또렷하게 밝혔다. "2년 반 전 미셸과 아이스쇼에서 처음 '히어로'를 공연했다. 나의 영웅이자 롤모델인 미셸을 위한 작품이었다. 아이스쇼에서만 하던 레퍼토리를 스페셜올림픽에서 선보이게 됐다. 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한 모든 선수들은 우리보다 몇배의 노력을 해왔고, 그들이 우리의 영웅이라 생각한다. 모든 선수들, 영웅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았다. 개막식과 폐막식을 함께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웃었다.

각자의 영웅을 이야기하는 모습은 훈훈했다. 이번 대회 피겨스케이팅 페어 부문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지적장애인 '글로벌 메신저' 제시카 영도 자리를 함께했다. 영은 "어렸을 때 영웅은 브라이언 오서다. 현재 내 영웅은 지금 내 옆에 앉아있는 김연아와 미셸 콴"이라며 해맑게 웃었다.

김연아가 옆에 앉은 콴을 향해 미소지었다. "내 영웅은 지금 내 옆에 있는 미셸 콴이다. 1998년 나가노올림픽에서 콴을 본 이후 피겨스케이팅과 사랑에 빠졌다. 내 롤모델이었다. 어릴 때 영웅과 함께 공연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웃었다. 콴은 1988년 캘거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브라이언 보이타노를 자신의 영웅으로 꼽았다. "어린 시절 내 영웅이었던 브라이언은 어린 나와 투어를 함께하면서 내 멘토가 되어주셨다. 정말 운이 좋았다"며 활짝 웃었다.

한 외신기자의 질문이 이어졌다.

피말리는 경쟁의 빙판위에서 세계 챔피언에 오른 '피겨여제'들은 승자도 패자도 없는 대회, 참여와 기회가 중요한 대회, 모두가 승자인 대회인 스페셜올림픽의 의미에 존경과 찬사를 표했다. 선수들의 용기어린 도전을 축하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갈 무렵, 콴은 지적장애인 선수들과 함께한 볼링경기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평균 150~160을 치는 선수와 50~60인 선수에게 물었다. "너희 둘이 붙으면 누가 이길까?" "우리 모두 함께 이겨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투게더 위 캔, 투게더 위 아 베터, 투게더 위 아 스트롱(Together we can, Together we are better, Together we are strong!)" 함께하면 할 수 있고, 함께하면 더 잘하고, 함께하면 강하다. 스페셜올림픽의 '영웅'들이 지난 8일간의 열전에서 행동으로 보여준 뜨거운 교훈이다.
평창=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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