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과 구리 9단이 양국의 자존심을 놓고 우승대결을 펼치게 됐다.
14일 대전광역시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에서 열린 201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준결승 3번기 제2국에서 이세돌 9단은 최철한 9단에게 258수 만에 백 불계승, 종합전적 2-0으로 승리했다. 12일 열린 제1국에서도 175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둔 바 있는 이세돌 9단은 최철한 9단과의 상대전적에서도 26승 17패로 앞서가게 됐다.
이세돌 9단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박정환 9단이 이겨주기를 바랐지만 결국 결승에서 붙고 싶었던 구리 9단과 만나게 됐다. 그동안 많이 대결해 봤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2년 만에 4강에 합류한 박정환 9단은 중국의 구리 9단에게 236수 만에 흑 불계패하며 0-2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1국에서도 백 불계패했던 박정환 9단은 구리 9단에게 3전 전패를 기록하게 됐다. 박9단은 2010년 15회 삼성화재배 4강전에서도 허영호 9단에게 0-2로 지며 결승 문턱에서 주저앉은 바 있다.
반면 2010년과 2011년 결승에 올라 우승과 준우승을 거머쥔 바 있는 구리 9단은 3년 연속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세돌 9단과 구리 9단은 지난 9월 더블 일리미네이션 방식으로 펼쳐졌던 이 대회 32강전에서 만나 세계대회 본선 사상 첫 4패빅 무승부를 연출했고 재대국을 펼친 끝에 이세돌 9단이 불계패했었다.
이세돌 9단과 구리 9단의 공식 맞대결 전적은 8승 1무 13패로 이세돌 9단이 뒤져 있다. 중국리그 전적 등을 포함한 비공식 대국까지 포함해도 14승 1무 16패로 구리 9단이 리드하고 있다.
두 사람간 결승 맞대결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09년 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에서는 구리 9단이 2-0으로 승리했으며 2011년 제3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결승에서는 이세돌 9단이 구리 9단을 3-2로 꺾고 우승했었다. 세계대회 우승 횟수는 이세돌 9단이 15차례 우승, 7번 우승한 구리 9단보다 두 배 이상 많다.
결승 3번기 제1국은 내달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이다.
총상금규모 8억원인 201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우승상금은 3억원이며,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가 주어진다.
한편 4강전이 벌어진 대회장에 바둑광으로 알려진 가수 김장훈 씨가 한국 선수들 응원차 방문했으며 조훈현 9단과 기념대국을 벌였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이세돌 9단(왼쪽)이 최철한 9단을 꺾고 대회 네 번째 우승에 도전장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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