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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코리아 그랑프리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12일 두 차례의 연습 주행을 시작으로 막을 올리는 코리아 그랑프리는 13일 예선에 이어 14일 결선으로 대망의 우승자를 가린다.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서 올해로 3번째 열리는 F1은 국내 팬들에겐 여전히 낯선 스포츠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결코 규정이 복잡한 것은 아니다. 간단한 관전법을 소개한다.
현장에서 직접 레이스를 보면서 머신(경주차)과 드라이버를 구분하지 못하면 '눈 뜬 장님'이 될 확률이 높다.
우선 팀마다 고유의 색깔이나 마크 등이 있다. 머신의 모양을 미리 눈에 담을 필요가 있다. 레드불, 그리고 자매팀인 토로 로소의 경우 거의 똑같이 생겼지만 뒷날개의 스폰서 문양이 다르다. 드라이버의 경우 고유의 디자인을 담은 헬맷으로 구분하기도 하지만, 엄청난 속력으로 달리기 때문에 사실상 알아보기 힘들다. 지난해 순위에 따라 1부터 25(13은 제외)까지 매겨진 드라이버 식별 번호도 머신에 새겨져 있다.
기록과 순위 경쟁의 복합
12일 오전과 오후, 그리고 13일 오전에는 연습 주행을 실시한다. 말 그대로 머신의 상태와 코스, 연료 소모 추이 등을 살피기 위한 연습이기에 결과에 큰 의미는 없다.
실제 경기는 13일 오후 2시부터 열리는 예선부터이다. 5.615㎞의 서킷 한바퀴를 가장 빨리 주행한 기록으로 순위가 정해진다. 12개팀 24명의 드라이버가 예선을 시작해 첫번째 세션에서 하위 기록 7명을 탈락시키고, 두번째 세션에서 또 다시 하위 7명을 추려낸다. 마지막 세션에서 남은 10명이 한바퀴 랩타임으로 결선에서 출발할 1위부터 10위를 결정한다. 물론 하위 14명의 드라이버도 최고 기록에 따라 11~24위까지 순위를 부여받는다.
예선이 기록 경기라면 결선은 순위 경쟁이다. 예선 기록에 따라 자리가 주어지지만, 출발 후 주로 첫번째 코너에서 추월이 일어난다. 당연히 충돌도 많이 발생한다. 출발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이후 55바퀴를 돌아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 드라이버가 체커기를 받으며 우승의 영광을 안게 된다. 올해는 가수 싸이가 체커기를 흔들기 때문에 더 관심이 모아진다.
우승을 차지하면 25점, 2위는 18점, 3위는 15점을 주는 등 10위까지 각각 포인트를 준다. 이를 합산해 월드 챔피언과 컨스트럭터(팀) 챔피언을 가리게 된다.
레이스 운영의 묘미
레이스 중 타이어는 반드시 1번 이상 교체해야 한다. 이를 위해 피트(pit)에 들어가야 하는데, 이를 '피트스톱'이라고 한다. 코리아 그랑프리에선 부드럽지만 마모도가 큰 소프트, 슈퍼소프트 등 2종의 타이어를 써야 한다. 따라서 2번 이상의 피트스톱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타이어 4개를 모두 교환하는데 4~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팀워크가 맞지 않을 경우 더 많은 시간이 소모된다. 상위권을 차지하기 위해선 드라이버뿐 아니라 팀원들과의 호흡이 중요한 이유다.
곡선 구간의 경우 바깥에서 커브를 끼고 안쪽에서 주행했다가 다시 바깥으로 나가는 '아웃-인-아웃'이 최단거리 코스다. 서킷의 폭이 넓더라도 머신들이 하나의 라인으로 줄지어 달리는 것과 같은 모습은 이 때문이다. 추월을 위해서 머신 뒷쪽 날개의 각도를 변화시켜 속도를 일시적으로 높이는 'DRS 시스템'을 활용하기도 한다. 앞선 드라이버들이 추월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 시도하는 블로킹도 레이스를 즐기는 묘미다. 다만 인위적인 블로킹은 한차례만 허용하는 원 무브 규정이 도입, 추월이 좀 더 용이하게 이뤄지고 있다.
서킷에서의 관전법
코리아 그랑프리가 열리는 영암 인터내셔널서킷은 한 바퀴가 5.615㎞로 시계 반대 방향으로 달려야 한다. 특히 출발 후 두번째 코너를 돌면 세번째 코너까지 1㎞가 넘는 직선거리가 이어지기에 340㎞ 가까운 최고 속도가 나온다. 300㎞대에서 100㎞로 급감속이 일어나는 세번째 코너에서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지난해 대회에선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와 비탈리 페트로프(당시 르노)가 충돌을 일으키기도 했다.
서킷의 북쪽 구간은 다양한 커브 구간이 연달아 있어 드라이버들의 현란한 코너링 기술과 급제동, 급출발 하는 머신의 생생한 엔진음을 들을 수 있다. 관람객들에게 귀마개는 필수.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