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9단이 '바둑 올림픽' 응씨배 결승에 진출했다.
이 대회 첫 출전을 결승행으로 장식한 박정환 9단은 32강전에서 미국의 양후이런 초단, 16강전에서 중국의 박문요 9단, 8강전에서 일본의 조치훈 9단을 꺾은 데 이어 4강에서 이창호 9단을 물리쳤다. 올해 전적 64승 13패, 승률 83.12%로 다승, 승률 1위를 질주 중인 박정환 9단은 국내외 대회 결승에 10번 진출해 9번 우승할 만큼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어 지난해 후지쯔배에 이어 두 번째 세계 타이틀 획득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한편 반대편조에서는 중국의 씨에허 9단과 판팅위 3단이 맞붙어 1-1을 기록 중이다. 최종 3국은 2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박9단은 2010년 열린 제2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 챔피언십 본선64강과 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단체전 결승에서 승리했으며, 가장 최근의 맞대결이었던 2011년 제1회 초상부동산배에서는 패한 바 있다.
한-중전으로 압축된 결승 5번기 제1, 2국은 12월 22일과 24일 싱가폴에서 벌어질 예정이다.
그동안 응씨배에서 한국은 여섯 번 중 다섯 번 우승하며 한 차레 우승에 그친 중국을 압도했었다.
89년 조훈현 9단이 1회 대회에서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2~4회 대회에서 서봉수 유창혁 이창호 9단이 연속 우승했고 6회 대회에서는 최철한 9단이 한국에 다섯 번째 우승트로피를 선사한 바 있다. 중국은 2005년 5회 대회에서 창하오 9단이 한 차례 정상에 오른 바 있다.
각자 제한시간 3시간 30분씩이 주어지는 응씨배는 대회 창시자인 고 잉창치 선생이 고안한 응씨룰을 사용한다. '전만법'이라고도 불리는 응씨룰은 집이 아닌 점으로 승부를 가리며 덤은 8점(7집반)이다. 다른 대회와 달리 초읽기가 없는 대신 제한시간을 모두 사용하면 35분당 2점의 벌점을 받는다. 총 3회까지 시간연장이 가능하며 3회를 초과하면 시간패 처리된다.
응씨배의 우승상금은 40만달러(약 4억7000만원)이며, 준우승상금은 10만 달러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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