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체조대표선발전 눈으로 확인한 '손연재 효과'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2-08-22 05:52


◇손연재가 21일 태릉선수촌 국가대표선발전에서 시범경기를 마친 뒤 리듬체조 꿈나무 어린이들과 활짝 웃으며 포즈를 취했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8·세종고)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21일 오후 서울 공릉동 태릉선수촌 필승주체육관에서 열린 리듬체조 국가대표 선발전에 손연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런던올림픽 이후 누적된 피로감을 호소, 선발전에 참가하지 않았지만, 대한체조협회 강화위원회의 결정으로 태극마크를 유지했다. 협회 측에 발목 인대 부상 진단서를 제출했다.

이날 태릉선수촌에는 리듬체조 '요정'을 꿈꾸는 '손연재 키드'들로 가득 찼다. 올림픽 무대에서 한국 첫 결선 진출 및 세계 5위의 최고 성적을 거둔 '연재 언니'를 가까이서 보기 위해 까치발을 들었다. 이전 썰렁했던 선발전과는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었다. '손연재 효과'였다. 고사리손에는 저마다 휴대폰 카메라를 치켜들었다.

손연재는 이날 후프 볼 곤봉 리본 4종목을 소화하는 대신, 선발전 직후 수구 없이 볼 루틴 시범을 선보였다. 찰리 채플린의 '라임라이트' O.S.T. '내마음에 멜로디'가 흐르자 손연재의 물흐르듯 유려한 연기가 시작됐다. 런던올림픽 결선에서 28.325점을 받아낸 그 프로그램이다. 런던에서 귀국한 이후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해 피곤한 와중에도 물오른 연기를 자신감 있게 선보였다.

손연재의 연기가 끝나자 '손연재 키드'들이 꽃다발을 들고 늘어섰다. 손연재가 옷을 갈아입기 위해 이동하자 화장실 앞에는 리듬체조 꿈나무들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줄을 섰다. 손연재와 사진 한번 찍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다. 사진을 찍어줄 테니 경기장 안에서 기다려달라는 관계자의 요청에 "언니가 그냥 가버리면 어떡해요" "약속해주세요"를 외치는 목소리는 간절했다. 결국 제한된 시간 탓에 희비가 엇갈렸다. '연재언니'와 사진찍기에 성공한 어린이들은 득의양양했고, 끝내 사진을 찍지 못한 어린이들은 시무룩하게 돌아섰다.

대한체조협회는 이날 점수순으로 이다애(김포고), 천송이(오륜중), 김한솔(강원체중)을 국가대표로 선발했다. 손연재를 경기력 우수자로 별도 선발했고, 지난 봄 오른무릎 수술 이후 부상 투혼을 보여준 국가대표 김윤희(21·세종대)를 자체 선발선수로 포함했다. 이르면 다음주부터 5명의 선수들이 태릉선수촌에서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간다. 손연재는 10월 전국체전에 출전한 후, 11월 다시 러시아로 돌아가 새 시즌을 준비할 예정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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