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종목 강국들의 런던올림픽 희비쌍곡선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2-08-10 19:50


올림픽 특정 종목에 특히 강한 국가가 있다.

종주국이라서 강하다. 전통의 노하우 때문에 강할 수 밖에 없다. 이번 런던올림픽에서도 이같은 현상은 두드러졌다. 반대로 강국의 체면을 구긴 경우도 발생했다.

한국이 강세를 보이는 종목은 양궁이다. 종주국은 아니다. 하지만 양궁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84년 LA올림픽부터 한국은 절대 강자로 자리잡았다. 한국을 견제하기 위해 경기 규정이 여러차례 바뀌었다. 화살 숫자를 계속해서 줄임으로써 변별력을 약하게 했다.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도입된 세트제 역시 같은 맥락이다. 세트제는 전체 점수가 높더라도 세트별 득실을 따져 승자가 가려지기 때문에 안정된 실력보다는 당일 컨디션이 중요하다. 변수가 많아 실력 이상의 이변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 그러나 한국 양궁은 이같은 룰의 변화에도 다시 한번 세계 최강 자리를 유지했다. 여자 단체와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땄다. 남자는 단체전 동메달에 그쳤지만 오진혁이 개인전에서 올림픽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총 금메달 4개중 3개를 한국이 가져왔다.

중국은 여러 종목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자랑한다. 그 중에서도 탁구만큼은 '만리장성'의 아성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중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탁구에 걸린 4개의 금메달을 싹쓸이 했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금메달 4개를 모두 가져왔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탁구가 처음 도입된 이후 중국은 이번 대회까지 탁구에 걸린 금메달 28개 중 24개를 차지했다. 아담 샤라라 국제탁구연맹(ITTF) 회장조자도 중국의 독주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샤라라 회장은 9일(한국시각)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탁구 기술을 다른 나라에 전파해야 한다"며 "한 국가가 특정 스포츠를 오래 지배하면 세계는 이에 질릴 것"이라고 말했다.

육상 단거리에선 우사인 볼트를 앞세운 자메이카가 단연 최강이다. 런던올림픽 육상 남자 200m에선 자메이카 선수 3명이 금, 은, 동메달을 휩쓸었다. 남자 100m에서도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며 자존심을 세웠다. 여자 100m에서도 자메이카의 프레이저 프라이스가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프라이스는 200m에선 은메달을 획득했다. 단거리에서 자메이카가 강한 이유는 사회 문화적 배경을 들 수 있다. 자메이카인들은 유난히 달리기를 좋아한다.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수시로 열리는 동네 달리기 대회를 접하면서 성장한다. 또래집단 놀이문화의 중심에 달리기가 있는 것이다. 자메이카에선 학교나 지역별로 열리는 육상대회가 매우 많다. 춤과 노래처럼 달리기는 그들의 일상이다.

반면 일본은 유도 종주국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올림픽에서 수모를 당했다. 남자의 경우 사상 첫 '노골드'에 그쳤다. 일본은 금메달 1개, 은메달과 동메달 각각 3개를 획득했다. 종주국으로서 기대했던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성적. 특히 남자부의 경우 은2-동2에 그치며 지난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 유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처음 '노골드'에 그쳤다. 금메달은 여자부 57㎏ 이하급의 마쓰모토 가오리가 획득한 것이 유일하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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