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핸드볼대표팀이 노르웨이에 또 분패했다. 4년전의 악몽이 다시 재연됐다.
강재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0일 새벽(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바스켓볼아레나에서 펼쳐진 노르웨이와의 런던올림픽 여자핸드볼 준결승에서 로 패했다. 지난 1일 예선 B조 3차전에선 27대27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국제핸드볼연맹(IHF) 여자 랭킹 5위이자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전에서 판정논란 끝에 패했었다. 4년전 아픈 기억을 짜릿한 승리로 씻어내기 위해 사력을 다해 뛰었다.
후반 점수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미 한차례 한국을 경험한 노르웨이는 속공의 길목을 막아섰다. 우월한 신체조건을 앞세운 노르웨이의 철벽수비 앞에 공격은 번번이 막혔고, 반대로 노르웨이의 탱크같은 공격은 먹혀들었다. 전반전 7개의 슈팅중 6개를 골로 연결한 권한나가 후반에는 1골에 그쳤다. 하이디 로케에게 7골을 허용한 것이 뼈아팠다. 후반 14분 하이디에게 골을 허용하며 19-25로 6점 차까지 벌어졌다. 후반 16분 김자윤의 반칙으로 노르웨이에 주어진 7m 던지기를 골키퍼 주희가 선방으로 막아냈다. 후반 18분, 후반 19분 주희의 잇단 선방은 눈부셨다. 조효비, 우선희의 골이 잇달아 들어가며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하지만 한번 벌어진 점수차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10분을 남기고 21-26으로 뒤진 상황, 또다시 노르웨이가 한골을 넣으며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경기종료 5분여를 남기고 다시 24-30으로 점수가 벌어졌고, 류은희가 7m 던지기를 성공시켰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
한국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패색이 짙은 분위기 속에서도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위해 끈질긴 플레이로 따라붙었다. 종료 2분전 한국의 공격이 실패하자 아레나를 가득 메운 노르웨이 관중들이 모두 일어나 국기를 흔들며 파도타기 응원을 시작했다. 25대 31, 한국의 패배였다. 그러나 여자핸드볼은 울지 않았다. 최선을 다한 플레이에 박수를 치며 코트를 떠났다.
런던=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