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진종오의 2관왕 뒤엔 KT의 든든한 지원사격이 있었다!

전상희 기자

기사입력 2012-08-06 14:25 | 최종수정 2012-08-06 14:55


KT 이석채 회장(가운데)이 지난달 5일 집무실에서 진종오(왼쪽)와 강지은 등 런던올림픽에 참가하는 소속팀 사격선수들과 함께 V자를 그려보이며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자신제공=KT>

한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비인기종목을 적극 후원해온 KT의 '지원 사격'이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제대로 빛을 봤다.

한국 사격 사상 최초로 올림픽 2연패와 2관왕의 영광을 안은 진종오(33) 뒤에는 9년간 그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온 소속팀 KT가 있었다.

진종오는 KT의 정식 직원(과장)이다. 일반적으로 스포츠 선수들이 기업의 후원을 받거나 기업 스포츠단에 소속됐다가 기간이 끝나면 자유계약 선수로 전환되는 것과 다르다. 특히 비인기 종목의 운동 선수들은 대부분 아마추어 팀에 계약직으로 고용되곤 한다. 신분이 불안정하고 급여 수준이 열악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로 인해 경기력 저하는 물론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이 아예 그 꽃을 피우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1985년 사격팀을 창단한 KT는 무엇보다 선수들이 생계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2004년 입단한 진종오를 곧바로 KT 부산마케팅단 업무지원부에 배속시킨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KT는 이후 진종오가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해외대회에 참가할 때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비행기의 비즈니스클래스 탑승권을 제공했다. 사격 선수단 전담직원을 통해 훈련과정은 물론 가정의 대소사까지 챙기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이런 KT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서 진종오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갖게 됐고,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이후 줄곧 세계 정상급 사수의 자리를 지켜왔다. 그리고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2관왕으로 보답을 한 것이다.

런던 올릭픽에서 진종오가 사용한 권총은 세계에서 단 하나뿐이라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1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오스트리아 총기회사 스테이어 스포츠가 진종오를 위해 특별 제작한 것으로, KT 이석채 회장이 지원을 했다.

이석채 회장은 6일 아침 7시 30분경 하계올림픽 개인종목 2연패를 처음으로 달성한 진종오에게 축하전화를 했다.


그는 "올림픽 2관왕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면서 "진종오 선수가 몸담고 있는 KT의 전 임직원들은 하나 같이 진 선수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큰 감동을 느꼈고 자랑스러워했다"며 그간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에 진종오는 "런던으로 출국할 때 회장님께서 금메달을 따오라는 부담을 안줘 정말 고마웠다"면서 "그래서 한발 한발 최선을 다하는 마음으로 방아쇠를 당길 수 있었다"며 이석채 회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KT가 사격팀 창단 후 소속 선수들이 거둔 성적은 발군이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남자 50m 소총복사에서 이은철이 사격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데 이어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선 진종오가 16년만에 금메달 행진을 이어갔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야구나 농구 등 인기 종목과 프로스포츠 구단 지원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게 현실. 하지만 KT는 사회공헌 차원에서 1980년대부터 사격과 하키 등 외면 받는 종목에 적극 후원을 해왔다. 1984년 창단된 KT의 하키팀 역시 국내 최고의 팀으로 평가받는다.

KT 측은 " 축구 국가 대표팀 후원 뿐 아니라, 게임 골프 등 광범위한 종목에서 프로와 아마추어 선수단을 운영하고 후원해 왔다"며 "앞으로도 비인기 종목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한국 스포츠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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