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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드민턴 맏형 이현일(32·요넥스)의 마지막 메달도전이 끝내 무산됐다.
한국 배드민턴 남자단식의 대들보였지만 유독 올림픽에서만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던 그로서는 동메달이 선수생활의 마지막 소원이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끝내 이현일 편이 아니었다.
세계랭킹 10위 이현일은 5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아레나에서 벌어진 2012년 런던올림픽 배드민턴 남자단식 동메달 결정전서 중국의 첸룽(세계 3위)에게 1대2(12-21, 21-15, 15-21)로 석패했다.
첫 세트를 다소 무기력하게 빼앗긴 이현일은 2세트 들어 대반격에 나섰다. 1-1 동점 이후 무려 7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8-1,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후 연이은 공격 범실 등으로 11-12 역전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는 듯했다. 하지만 이현일은 강력한 스매싱 대신 상대의 타이밍을 빼앗는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재역전에 성공한 뒤 다시 연속 득점 행진을 벌이며 균형을 이루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운명의 3세트에서는 첸룽의 저항이 거셌다. 첸룽은 경기 초반부터 스매싱과 반박자 빠른 푸시 공격을 앞세워 이현일을 몰아세웠다.
6-12까지 밀린 이현일은 한때 3점차(11-14)까지 추격했으나 상대의 능숙한 코너 공략에 말린데다 수비실책까지 겹쳐 대역전극을 이루지는 못했다.
이로써 2004년 아테네올림픽 16강 탈락 이후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동메달 결정전에 실패했던 이현일은 동메달 결정전의 징크스를 털어내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1-1 동점 이후
드롭샷, 스매싱, 상대의 범실 유도 등으로 8-1까지 앞서다가 8-2 실점, 8-3(사이드라인 공격 범실), 8-4(엔드라인 범실), 8-5(공격 범실), 8-6, 8-7(공격 범실), 9-7(스매싱)
9-8(상대 스매싱), 10-8, 10-9, 11-10, 11-11, 11-12(공격 네트), 12-12, 13-12, 14-12, 14-13, 15-13, 16-13, 16-14, 17-14, 18-14, 18-15, 19-15, 20-15, 21-15
세계 10위 이현일은 세계 3위 첸룽(중국)을 상대로 동메달 사냥을 해야 한다. 세계랭킹에서 열세이기도 하지만 역대 맞대결에서도 2승3패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그나마 위안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은 최근 1년간 3경기에서 2승1패로, 상승기운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