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어젯밤 이야기]미국농구 드림팀 좌석 구하기 하늘에 별따기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2-08-03 17:17


미녀 스타들이 환하게 웃은 하루였습니다. 얼짱 궁사 기보배는 개인전 금메달을 따냈고 열짱 검객 남현희도 펜싱 플뢰레 단체전에서 값진 동메달을 수확했습니다. 올림픽도 이제 슬슬 중반으로 넘어가는데요. 런던올림픽 뒷이야기들은 점점 풍성해지고 있습니다.

★"대남이는 내가 찍었어!" 3일 런던 액셀 유도 경기장에서 만난 박종길 태릉선수촌장은 유도 송대남의 금메달에 흐뭇한 기색을 감추지 않더군요. 이날 오전 코리아하우스 인터뷰에서 송대남은 "나는 깜짝스타가 아니다. 박 촌장님이 '금메달 후보'라고 처음부터 끝까지 믿어주셨다"고 했었죠. 부지런한 박 촌장은 600일 넘게 선수촌 선수들의 훈련 현장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입니다. 본인이 (사격)선수 출신인지라 훈련 태도와 인성을 보면 답이 나온답니다. "나는 대남이를 볼 때마다 한번도 그냥 지나친 일이 없다"고 하더군요. 유난히 성실한 선수라 한눈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송대남만 보면 "너, 금메달 딸 거다"라며 엄지를 번쩍 치켜올려 줬었답니다. '누군가의 특별한 관심이 선수의 미래를 바꿔놓는다'는 믿음이 금메달로 응답 받았습니다. 박 촌장이 찍은 금메달 비밀병기 리스트가 아직 남았습니다. 레슬링의 K군, 역도의 J군을 강력추천하더군요.


◇여자펜싱 플뢰레 대표팀이 3일 새벽 단체전 동메달 시상식 직후 최명진 코치에게 동메달 4개를 한꺼번에 걸어주고 포즈를 취했다. 런던=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여자펜싱 플뢰레 대표팀이 사상 첫 올림픽 단체전 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유럽의 한복판에서 종주국 프랑스를 상대로 따낸 동메달이라 더욱 값졌습니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프랑스 관중들이 발을 구르고 '알레알레(Allez, Allez)!' 소리를 지르는 일방적인 응원 속에 45대32 완승을 거뒀는데요. 패색이 짙어지자 응원소리가 맥없이 잦아드는 모습이 통쾌했습니다. 시상식 직후 남현희(31·성남시청) 전희숙(28·서울시청) 정길옥(32·강원도청), 오하나(27·성남시청) 등 미녀검객 4총사가 일제히 최명진 여자펜싱대표팀 코치에게로 달려갔습니다. 제자들이 건네는 동메달 4개를 한꺼번에 목에 걸고 활짝 웃는 모습이 훈훈하더군요. 경기 후 대한펜싱협회장인 손길승 SK텔레콤 회장도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게 현장에서 금일봉을 건네며 통큰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손 회장은 펜싱경기가 시작된 지난달 28일부터 하루도 빼놓지 않고 경기장인 액셀에서 샌드위치로 점심을 때우며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하고 있습니다.


한국인 자원봉사자들이 태극기를 나눠주고 있다. 런던=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양궁 여자 개인전 경기가 끝나고 열린 기자회견이 1시간 가까이 진행돼 화제입니다. 사실 기자회견은 초특급 스타가 오지 않는 이상 30분 정도면 끝난답니다. 이날 기자회견이 길어진 것은 은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한 멕시코 선수들 때문이었습니다. 멕시코는 올림픽 역사상 양궁에서 메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올림픽에서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여자 개인전에서도 은메달과 동메달을 손에 넣었으니 열광하는 것이 당연하지요. 이날 믹스트존이 일찍 끝나버린 탓도 있었습니다. 믹스트존 우선권을 가진 중계방송사들 인터뷰가 길어졌습니다. 그러자 조직위는 선수들이 신문 및 통신사 인터뷰 구역으로 가기 전에 선수들을 기자회견장으로 데리고 가버렸습니다. 어쩔 수 없이 많은 기자들이 몰렸는데요. 멕시코 기자들의 질문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자칫 지루한 기자회견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만 영국 기자가 한 "크리켓에 대해 아느냐"는 질문에 웃음이 터졌습니다. 경기장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였습니다. 물론 선수들이 모두 "크리켓 자체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라고 답해 좌중을 더욱 웃기기도 했습니다.

★양궁장은 태극기 물결이었습니다. 현지 영국인들까지 태극기를 흔드는 모습이 연출됐습니다. 알고보니 경기장 앞에서 태극기를 나누어주고 있는 한국인들이 있었는데요. 현지 한국유학생들이 대한양궁협회 요청에 태극기를 한국에서 공수해왔더군요. 여자 개인전 결승이 열렸던 날도 아침 7시부터 나와 관중들에게 태극기를 나누어주고 있었습니다. 자원 봉사에 참여한 유학생 남준석씨(29)는 "한국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너무 좋다"며 "계속 금메달을 따주었으면 좋겠다. 물론 메달을 못따더라도 다들 자랑스럽다"고 말하더군요.

★미국 남자농구 드림팀의 인기가 대단합니다. 드림팀의 경기는 현지 시각으로 밤 10시에 시작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만원 관중이 들어찹니다. 기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엄청난데요. 드림팀의 경기는 테이블석은 물론이고 테이블이 없는 기자석도 모두 꽉꽉 들어차는 실정입니다. NBA 슈퍼스타들의 화려한 플레이에 이은 멋진 덩크를 눈앞에서 본다는 것만으로도 모든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 같습니다.
런던=전영지 송정헌 이 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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