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가 틀려도 한참 틀렸다. 오심에 대한 사과를 먼저 받고, 특별메달이든, 은메달, 동메달이든 받아내야 했다. 이야기는 원점으로 돌아왔다. 대한체육회는 IOC에 진상규명을 요청해 FIE의 명백한 사과를 받아내겠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는 3일 런던 올림픽파크내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아람 공동 은메달 추진 건에 대한 일련의 과정을 브리핑했다. 결론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측의 불가 판정이다. 이날 오전 7시(한국시각) 문희종 대한체육회장 비서실장과 크리스토퍼 듀비 IOC 스포츠 디렉터가 만난 자리에서 "선수의 입장은 이해가 되지만 명백한 심판의 부정행위가 없는 이상 판정을 뒤집을 수 없으며, 판정문제로 추가메달을 주기는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 2002년 솔트레이크동계올림픽에서 심판이 뇌물수수로 고의적인 판정을 한 후 공동 메달을 수여한 전례에 주목했다. 물론 신아람 건과는 전혀 달랐다.
체육회의 3가지 방향은 모두 빗나갔다. 기기 결함에 대해 FIE에 항의해서 결함에 대한 인정은 받았으나 사과는 받지 못했다. IOC 추가 메달 작전은 애초에 가능성 자체가 희박했다. "FIE에 메달 추천서를 받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사과를 받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궁색하게 변명했다. 사과는 사과다. 명확하게 공식적인 루트로 받아내야 한다. CAS 제소는 애초에 생각지 않았다. 국제변호사들과의 논의를 거쳐 실익이 없다고 봤다. 결국 제자리다. "IOC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청해, 국제펜싱협회(FIE)의 명백한 사과를 받아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쓸데없는 헛심을 뺐다. 선수나 국민들이 원하는 길이 아니다.
런던=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