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르네상스 맞은 사격, 신 효자종목으로 거듭나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2-08-02 20:53


한국의 전통적인 올림픽 효자종목은 양궁, 유도, 태권도 등이었다. 런던올림픽에서는 지형도가 바뀌었다. 사격이 대표 효자종목으로 거듭났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금메달 2개를 예상했던 사격은 역대 최고 성적까지 낼 기세다. '간판' 진종오(33·KT)와 '겁없는 막내' 김장미(20·부산시청)를 앞세운 한국 사격은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았다. 진종오는 지난달 28일(이하 한국시각)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본선 588점, 결선 100.2점 등 총 688.2점을 기록하며 한국에 대회 첫 금메달을 안겼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50m 권총에서 금메달을 딴 진종오는 한국 사격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을 딴 선수가 됐다. 여자 사격에는 '강심장' 김장미가 있었다. 김장미는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1일 25m 권총에서는 결선에서 201.4점을 쏴 본선 591점과 합쳐 합계 792.4점을 기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사격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여자 공기소총에서 여갑순이 금메달을 딴 후 20년만이다. 공기권총이나 권총에서 메달을 딴 것도 한국 여자 사격 사상 처음이다.

진종오가 자신의 주종목인 50m 공기권총에 나서고, 남자 소총복사와 소총 3자세에 출전하는 한진섭(31·충남체육회)과 여자 트랩에 나서는 강지은(22·KT)도 메달 후보다. 사격의 이번 대회 금메달수는 3개 이상이 될 수 있다.

1956년 멜버른올림픽 때 처음으로 사격 선수를 올림픽에 파견한 한국은 1992년 바르셀로나대회 때 이은철이 남자 소총복사에서, 여갑순이 공기소총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는 암흑기였다. 스타급 선수들에 의해 명맥을 이어갔지만, 결정적 순간마다 주저앉았다. 한국 사격은 2000년 한화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달라지기 시작했다. 2001년 갤러리아 사격단을 창단한 한화는 김 정 고문이 2002년 대한사격연맹을 회장을 맡은 뒤 지금까지 80여억원의 사격발전 기금을 지원, 국내 사격선수들의 운동 여건 개선에 힘썼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2008년부터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를 통해 국내 사격선수들의 실력 향상과 유망주 발굴에 기여했고, 40년만에 세계사격선수권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인재육성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동계기간 중 국가대표 전원의 해외전지훈련을 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진행했다.

효과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부터 나타났다. 진종오는 50m 권총에서 금메달을, 10m 공기권총에서도 은메달을 품에 안았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메달 13개, 은메달 5개, 동메달 6개를 따내며 아시안게임 단일종목 최다 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사격의 르네상스는 이번 런던올림픽을 통해 꽃을 피우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