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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유도 금메달' 김재범은 누구?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2-08-01 01:16


김재범(27·한국마사회)이 드디어 웃었다. '비운의 2인자'는 이제 안녕이다.

김재범은 1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엑셀에서 열린 2012년 런던올림픽 유도 남자 81㎏ 이하급 결승전에서 독일의 올레 비쇼프를 상대로 유효 2개를 따내며 승리했다. 이원희에 이어 유도 그랜드슬램(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 세계선수권, 올림픽)의 주인공이 됐다. 4년전 베이징올림픽의 한을 풀고 한국 유도를 대표하는 스타로 다시 태어난 김재범이다.

김천이 고향인 김재범은 1남 2녀의 막내로 부모님의 권유에 김천 서부초등학교 2학년 때 유도에 입문했다. 김천 중앙중학교를 졸업한 뒤 유도명문인 포항 동지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실력이 향상됐다. 용인대를 거쳐 현재는 한국마사회에서 활약 중이다. 용인대 시절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첫 국제대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원희의 후계자'로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김재범은 유독 큰 대회를 앞두고 불운이 겹쳤다. 2004년 세계선수권대회 첫 판 탈락을 비롯해,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최종 선발전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은메달에 머문 것은 김재범의 '2인자'이미지를 굳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김재범은 좌절하지 않았다. 김재범은 지독한 연습벌레다. 두차례 체급을 변경했음에도 실력을 유지했다. 2004년 66㎏에서 73㎏으로 체급을 변경한 김재범은 2007년 81㎏으로 체급을 다시 한번 올린 바 있다. 부족한 근력을 늘리기 위해 뛰고 또 뛰었다. 태릉선수촌에서 김재범의 별명은 '싸움닭'이다. 승부욕이 강하며 지기 싫어하는 성격으로 연습경기라도 실전처럼 임해 동료들을 절대 봐주는 경우가 없다. 특히 심리전에 강해 상대가 말려들면 헤어나기 힘들어진다. 변칙플레이와 잡기술에 능하다는 평을 얻고 있다. 지구력도 뛰어나다. 그는 선수촌의 체력테스트의 지구력 면에서 항상 최상위에 속했다. 지구력이 워낙 강해 시간이 지나도 지치지 않는다. '연장전의 사나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강인한 지구력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세계랭킹 1위가 됐지만 올림픽에 대한 갈증은 풀리지 않았다. 계속된 부상으로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었지만, 김재범의 집념은 몸상태를 뛰어넘었다. 2008년 아시아유도선수권 우승을 차지한 김재범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2010년부터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주변에서 가장 강력한 금메달로 꼽았지만 올림픽 금메달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이기에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금빛메치기에 성공하며 한국 유도사를 다시 썼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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