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범(27·한국마사회)이 드디어 웃었다. '비운의 2인자'는 이제 안녕이다.
'이원희의 후계자'로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김재범은 유독 큰 대회를 앞두고 불운이 겹쳤다. 2004년 세계선수권대회 첫 판 탈락을 비롯해,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최종 선발전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은메달에 머문 것은 김재범의 '2인자'이미지를 굳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김재범은 좌절하지 않았다. 김재범은 지독한 연습벌레다. 두차례 체급을 변경했음에도 실력을 유지했다. 2004년 66㎏에서 73㎏으로 체급을 변경한 김재범은 2007년 81㎏으로 체급을 다시 한번 올린 바 있다. 부족한 근력을 늘리기 위해 뛰고 또 뛰었다. 태릉선수촌에서 김재범의 별명은 '싸움닭'이다. 승부욕이 강하며 지기 싫어하는 성격으로 연습경기라도 실전처럼 임해 동료들을 절대 봐주는 경우가 없다. 특히 심리전에 강해 상대가 말려들면 헤어나기 힘들어진다. 변칙플레이와 잡기술에 능하다는 평을 얻고 있다. 지구력도 뛰어나다. 그는 선수촌의 체력테스트의 지구력 면에서 항상 최상위에 속했다. 지구력이 워낙 강해 시간이 지나도 지치지 않는다. '연장전의 사나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강인한 지구력 때문이다.
그리고 마침내 금빛메치기에 성공하며 한국 유도사를 다시 썼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