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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올림픽 2번 시드를 향한 남자탁구대표팀의 뒷심이 무섭다.
런던올림픽 탁구 단체전 시드 배정은 ITTF 7월 랭킹에 준한다. 베이징올림픽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따냈던 남자탁구는 이번 올림픽에서 기필코 메달색을 바꾼다는 각오다. '세계 최강' 1번 시드 중국과의 만남을 최대한 늦춰야 한다. 2번 시드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팀 랭킹 산정은 단순한 랭킹포인트 합산이 아닌 각국 에이스들이 랭킹순으로 가상대결을 펼치는 시뮬레이션 방식이다. 독일-한국-일본이 불꽃 튀는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팀 랭킹 3위인 한국은 일본오픈에서 독일의 티모 볼(세계 6위), 드미트리히 옵차로프(세계 16위), 파트릭 바움(세계 22위)을 밀어내고 2번 시드를 확보할 교두보를 마련했다. 32강전에서 '세계 120위' 정영식(20·대우증권)이 '독일 톱랭커' 티모 볼을 꺾어준 것(4대3 승)이 결정적이었다. '세계 6위' 티모 볼의 7월 순위 하락이 불가피하다. 최고의 호재다. 마침 주세혁(세계 10위·삼성생명) 오상은(세계 12위·대우증권) 유승민(세계 16위·삼성생명) 등 '런던행 삼총사'가 보란듯이 8강에 올랐다. '톱랭커' 주세혁과 티모 볼의 격차가 줄어들었다. 오상은이 단식 결승에 오르며 옵차로프와의 격차를 벌렸다. 10일 밤 결승전에서 '일본 톱랭커' 미즈타니 준(세계 7위)을 꺾었다면 곧바로 2번 시드를 확정지을 수도 있었다. 시소게임 끝에 2대4로 패한 준우승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미즈타니 준의 우승에 고무된 일본은 체력 부담이 큰 브라질오픈 출전을 전격취소했다. 독일은 아예 출전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한국은 출전 강행을 결정했다. 오상은, 주세혁이 4강 이상 오를 경우 2번 시드가 확정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중국, 독일, 일본 등 강호들이 불참하는 대회인 만큼 가능성은 매우 높다. '2번 시드' 올인이다. '맏형' 오상은은 "마지막 기회가 왔다. 기회를 살려내야 한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런던 베테랑 삼총사'의 힘을 보여줘
일본오픈에서 '베테랑 삼총사'는 나란히 8강에 오르며 회복세를 보여줬다. 특히 오상은은 대우증권 입단 이후 처음으로 국제대회 결승진출에 성공했다. 준우승에 그치긴 했지만 파워풀한 포핸드드라이브와 탄탄한 수비벽은 변함없이 '월드클래스'였다. 지난 연말 KGC인삼공사 해고 사태 이후 슬럼프를 훌훌 털어냈다. 우려를 자아냈던 오상은-유승민 복식조도 첫 결승 진출에 성공하며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오상은은 "셰이크핸드(오상은)와 펜홀더(유승민)의 조합이 처음이라 적응이 어려웠다. 서로를 잘 알고 경험이 많은 만큼 남은 기간 잘 맞춰나가면 훨씬 좋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브라질오픈에서 '베테랑의 저력'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