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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베테랑 장미란(29·고양시청)에게 라이벌은 어떤 존재일까.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역도 여자 최중량급(75kg 이상급)에서 은메달을 따낸 장미란. 그는 2005년부터 세계선수권을 4연패하며 세계 여자 역도의 중심에 섰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당시 세계기록(326kg)을 새로 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9년 고양세계선수권에서는 자신의 용상 세계기록(187kg)까지 경신했다. 이때까지 그는 라이벌이 아닌 세계기록과 경쟁했다.
장미란도 라이벌의 존재가 반갑다. 12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역도장에서 열린 평택 아시아남녀역도선수권대회(22~30일 평택이충문화체육센터) 결단식에서 만난 장미란은 "러시아와 중국 선수들이 좋은 기록은 내고 있어 나도 경각심을 갖고 훈련하게 된다. 그전보다 더 긴장감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새기록에 도전하고픈 목표를 라이벌들이 만들어줬다는 얘기다. 그러나 장미란은 라이벌의 존재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단다. "그들을 라이벌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왜나하면 나는 목표가 성적이 아니라 나의 기록을 내는것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성적은 더 훈련을 열심히 하는 선수에게 돌아갈 것이라 믿고 있었다. 장미란이 정한 '개인 목표'는 베일에 가려졌다. 그는 "지금 목표 기록을 얘기하면 재미없다"며 웃었다. 그러나 "개인적 목표는 크게 잡았다"라며 세계 기록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평택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에서는 "올림픽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선 100%의 기록을 내기보다 지금 할 수 있는 선에서 부상 없이 기분 좋게 시합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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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남자 역도 77kg급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사재혁(27·강원도청)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잠시 외도를 하기로 했다. 원래 체급보다 높은 85kg급에 도전한다. 사재혁은 "올림픽을 앞두고 체중조절을 해야 하는데 이번까지 몸무게를 빼면 체력적으로 힘들 것 같다. 85kg급으로 출전해 중량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한국 신기록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림픽에 대한 중압감은 없었다. 밝은 미소에서부터 여유가 묻어 나왔다. 그는 "아직 올림픽이 실감이 나지 않지만 당연히 2연패에 도전해야 한다. 만만치 않을 것 같지만 경쟁자들도 나를 쉽게 보지 못할 것"이라며 "4년전 기록에 정체돼 있지만 부상 트라우마만 극복하면 기록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태릉=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