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이대명, 경쟁이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만든다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2-01-17 14:29


카타르 아시아사격선수권대회 권총 3관왕에 오른 진종오. 사진제공=대한사격연맹

현역시절 한국사격의 상징적인 존재였던 박종길 태릉선수촌장(66)은 최근 사석에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사격에서 금메달 1개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남자권총의 간판 진종오(33·KT)와 이대명(24·경기도청)을 염두에 둔 말이다

진종오와 이대명은 최근 몇년 간 한국 사격을 이끌어 왔다. 꾸준히 국제대회에서 세계 최고 성적을 내며 한국사격의 위상을 높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50m 금메달리스트인 진종오에 이대명이 가세하면서 사격은 올림픽 효자종목이 됐다. 선배인 진종오가 끌어가고 후배인 이대명이 따라가는 모양새였다.

이제 이대명이 실력을 끌어올려 진종오와 남자권총의 투톱을 형성했다. 이대명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3관왕(10m 공기권총 개인-단체, 50m 단체)에 오르며 활짝 꽃을 피웠다. 진종오는 이 대회에서 10m, 50m 단체전 금메달에 그쳤다.

이대명의 성장에는 진종오의 역할이 컸다. 대표팀 소집 때마다 진종오는 이대명과 같은 방을 쓰고 훈련을 함께 했다. 이대명은 "종오형을 보면서 참 많은 것을 배웠다. 내가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종오형 덕분이다"며 선배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진종오와 함께 한국 사격의 얼굴인 이대명. 사진제공=대한사격연맹
사격인들은 진종오와 이대명, 둘 모두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한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성적을 보면 엎치락뒤치락이다. 2009년 뮌헨월드컵 10m에서 진종오가 1위, 이대명이 2위에 올랐다. 2010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진종오가 3위를 기록, 10위 그친 이대명을 제쳤다. 그러나 2010년 세계선수권대회 50m에서는 이대명이 2위, 진종오는 24위에 머물렀다. 국내 대회에서도 진종오와 이대명은 1위를 놓고 둘만의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둘이서 펼치는 선의의 경쟁은 한국사격 발전의 원동력이다. 진종오와 이대명은 말을 맞춘 듯 "가까운 사이지만 경쟁상대가 있기에 집중력이 높아진다"고 말한다.

2012년 첫 국제대회인 카타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진종오가 완승을 거뒀다. 진종오는 10m와 50m에서 우승했고, 10m 단체전 우승을 이끌었다. 반면, 이대명은 10m 7위, 50m 4위에 랭크됐다. 하지만 사격인들은 둘의 우열을 말하지 않고, 한국사격 발전을 위한 바람직한 일이라는 이야기를 먼저 한다. 둘의 경쟁이 런던올림픽 금메달로 이어지기를 기원하고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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