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변수에 남북 체육교류 공백 불가피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12-19 17:58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으로 남북 체육 교류는 당분간 공백이 불가피해 보인다. 2010년 11월 20일 중국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여자축구 4강전에서 남북 선수들이 볼을 다투고 있다. 광저우=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남북 간 체육교류는 정치적 풍파 속에서도 명맥은 유지해 왔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까지 국제 대회에서 9차례에 걸쳐 동시 입장을 한 것이 대표적이다. 종목별 교류도 간간이 진행됐다.

2008년 중순부터 남북 관계가 정치적 냉각기에 접어들면서 체육 교류도 쉽지 않았다. 남아공월드컵 3차예선과 최종예선 홈 경기를 앞두고 있던 북한은 남측 선수단 방북 불가 입장 속에 평양이 아닌 중국 상하이에서 경기를 치르며 거리를 뒀다. 다른 종목 역시 국제대회에서 맞붙는 것이 전부였다. 교류는 사실상 없었다. 만남의 성격이 짙었다. 남아공월드컵 본선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지 확정, 2022년 월드컵 유치 도전 등 굵직한 사안에 따라 단일팀과 분산개최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졌지만, 체육 교류보다는 정치적 계산에 따른 발언이었고, 모두 흐지부지 됐다.

최근 이런 분위기에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엿보였다. 지난달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국제친선탁구대회 '피스 앤드 스포츠컵'에서 남북 단일팀이 꾸려진 것이다. 남북 탁구대표팀이 단일팀을 꾸린 것은 1991년 일본 지바 세계선수권 이후 20년 만의 일이다. 국제탁구연맹(ITTF)이 다리 역할을 하면서 손을 잡았다. 이들은 대회에서 남자 복식 우승, 여자 복식 준우승의 성과를 올리면서 남북 체육계의 박수를 받았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이 단일팀 우승 사실을 전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2009년부터 북측과 간접적으로 교류를 해왔던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는 2012년 3월 완공될 전용구장인 숭의아레나파크 개장경기를 북한 최강팀 4.25체육단과 갖기로 계획을 짜기도 했다.

그러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이라는 돌발변수가 발생하면서 남북간 체육교류는 또 다시 긴 공백이 불가피하게 됐다. 북한의 정치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친 대부분의 활동에 제약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체육교류는 엄두를 내기 힘든 사안이다. 2012년 2월 16일부터 경북 구미에서 열리는 아시아 레슬링선수권대회에 참가할 예정이었던 북한 선수단의 방한도 불투명하게 됐다.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 이후 북한 체제가 어떻게 재편되고, 이것이 남북한 체육 교류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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