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성진 9단이 결국 생애 첫 세계 타이틀을 획득했다.
7일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 호텔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3번기 최종국에서 원 9단은 중국의 구리 9단을 상대로 235수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2승1패를 기록한 원 9단은 2억원의 우승상금과 함께 트로피를 차지했다.
원1998년 입단한 원 9단은 2007년 천원전과 지난해 GS칼텍스배에서 우승한 바 있다.
반면 구리 9단은 올초 비씨카드배 결승에서 이세돌 9단에 2승3패로 패한 데 이어 두차례 연속 세계대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통쾌한 역전승이었다.
초반 중앙 대마가 몰리면서 불리하게 전개된 이날 대국은 중반부터 원 9단의 저력과 뚝심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좌상귀를 파고들어 상변에서 집을 챙기는 등 형세의 균형을 맞춘 뒤 중앙 백을 압박하며 미세하게 역전에 성공했다.
역전 위기에 몰린 구리는 종반에 승부수를 띄우며 반격했지만, 승부의 추를 되돌리지 못했다.
원 9단은 국후 "초반 불리했지만 구리 9단이 느슨하게 두는 바람에 따라잡을 수 있었다"며 "후반에는 끝내기에서 득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화재배에서 한국과 중국 기사간 결승전은 6승3패로 한국이 한발 더 앞서게 됐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