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셔틀콕 유망주 성지현은 이변의 달인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1-10-28 13:40


성지현이 프랑스오픈에서 세계랭킹 2위를 격파했다는 소식을 비중있게 다룬 세계배드민턴연맹 홈페이지 캡쳐 화면.


'이변의 소녀 성지현을 아시나요.'

역시 피는 못속이는 모양이다. 배드민턴 여자단식 기대주 성지현(20·한국체대)이 또 이변의 드라마를 썼다.

성지현은 성한국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감독(48)과 김연자 한국체대 교수(48)의 딸로 잘 알려져 있다.

성 감독과 김 교수 모두 1980∼1990년대 세계 정상급 배드민턴 선수였다. 부모로부터 영향을 받아 걸음마를 시작했을 때부터 배드민턴 라켓을 갖고 놀더니 자연스럽게 엘리트 선수가 됐다.

2년전 고교 3학년때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된 성지현은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중인 2011 프랑스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에서 연이은 이변을 연출했다.

28일(한국시각) 벌어진 여자단식 16강전에서 태국의 쳉 샤오 취를 2대0(21-17, 21-17)으로 완파했다. 쳉 샤오 취는 세계랭킹 8위. 성지현은 세계 11위다. 랭킹에서는 별 차이가 나지 않지만 쳉 샤오 취는 올해 올림픽보다 힘들다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다크호스다. 성지현이 그런 강호를 이길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없었다.

성지현은 이에 앞서 벌어진 32강전에서는 세계 2위로 2번 시드를 받은 왕 시시안(중국)을 2대1(9-21, 23-21, 21-19) 역전으로 물리쳤다. 잇달아 이변을 일으킨 것이다.


성지현의 이변 행진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거의 '달인'수준이다.

지난 2009년 8월 마카오오픈에서 여고생 신분이었던 성지현은 당시 세계랭킹 1위 저우미(홍콩)를 꺾어 배드민턴계를 깜짝 놀라게 하면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로부터 5개월 뒤 한국에서 코리아오픈이 열리자 세계랭킹 58위였던 성지현은 2009년 이 대회 챔피언이었던 티네 라스무센(덴마크)을 16강전에서 탈락시키며 주변을 또 놀라게 했다.

올들어서도 이변 행진을 계속됐다. 코리아오픈(1월) 8강전에서 세계 1위 왕신(중국)을 물리치며 결승까지 진출했고, 스위스오픈(3월)에서는 세계랭킹에서 11계단 높은 독일의 줄리아네 셴크(당시 세계 8위)를 2대0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번 프랑스오픈에서도 이변을 일으킨 성지현은 불과 1년여 만에 세계랭킹 'TOP 10'까지 넘보는 강자가 됐다. 전재연 은퇴(2008년) 이후 여자단식이 유독 약했던 한국 배드민턴에는 분명 희소식이다.

한편, 이날 16강전에서는 이용대(삼성전기)-하정은(대교눈높이)이 혼합복식은 물론, 각각의 남녀복식에서도 8강에 진출하는데 성공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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