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하늘숲길트레킹

스포츠조선

23년의 한 푼 핸드볼, 르네상스 시대 열렸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10-24 12:22


◇핸드볼계 23년 숙원 사업이었던 전용경기장이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에 개장됐다. 이를 통해 핸드볼은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23일 모습을 드러낸 핸드볼 전용경기장. 사진제공=대한핸드볼협회

"핸드볼계 숙원인 전용경기장 건립을 이뤄 내겠습니다."

2008년 10월 최태원 SK 회장이 대한핸드볼협회장이 취임사로 한 이 말을 그대로 믿은 핸드볼인은 드물었다.

20여년 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려왔으나, 공염불에 그쳤던 기억 때문이었다. 핸드볼 전용경기장 건립 문제는 1998년 서울올림픽 남자 핸드볼대표팀이 은메달, 여자대표팀이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불거져 나왔다. 이후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핸드볼 대표팀의 선전을 두고 전용경기장 건립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러나 선뜻 거금을 내놓을 만한 기관이나 단체도 없었으니 제대로 된 계획이 나올리 만무했다. 핸드볼인들은 최 회장의 공약도 전례처럼 시간이 흐르면 잊혀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최 회장은 약속을 지켰다. 발상의 전환을 했다. 무작정 핸드볼 전용경기장을 짓겠다고 나서지 않고 조심스럽게 가능성과 향후 활용 방안을 구상했다. 이런 연구 끝에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 리모델링으로 가닥을 잡았고, 434억원의 공사비를 투입했다. 핸드볼 전용경기장으로 짓되 다른 종목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가변식 코트를 만들었고, 각종 공연 및 문화행사도 가능한 복합공간을 만들었다.


◇핸드볼 전용경기장이 첫 선을 보인 23일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각계 인사들이 경기장을 찾았고, 5000여 관중이 경기장을 메워 핸드볼에 대한 높아진 열기를 실감케 했다.
2011년 10월 23일 핸드볼 전용경기장이 위용을 드러냈다. 한국 핸드볼 역사에 새로운 페이지가 쓰였다.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4대 프로스포츠를 제외한 구기 종목에서 전용경기장을 갖게 된 것은 드문 사례다. 23년의 한을 풀던 날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5000여명의 관중들이 전용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특별한 손님도 찾아왔다. 이명박 대통령이 비공식 일정으로 깜짝 방문을 했다. 핸드볼협회 관계자들조차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다. 여기에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용성 대한체육회장도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장을 찾은 대다수의 핸드볼인들은 감격에 찬 눈으로 코트를 바라봤다. 서울올림픽 당시 골문을 지켰던 최석재 남자대표팀 감독은 "20여년이 지나 서울 좋은 자리에 전용경기장이 생겨 가슴이 벅차다. 오늘 많은 핸드볼인들이 경기장에 나왔는데, 경기만 아니라면 같이 둘러앉아 술 한 잔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병훈 서울올림픽 여자대표팀 감독도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를 것 같다"고 웃었다. '우생순' 신화의 주역 임오경 서울시청 감독은 "경기장에 오는데 가슴이 떨리고 눈물이 날 것 같더라"면서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반갑고 귀한 손님 앞에서 선수들은 힘을 냈다. 남자 대표팀은 2012년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이자 전용경기장 개장 경기였던 일본전에서 13골차 대승을 거뒀다. 잔칫날 피날레를 대승이라는 결과로 멋지게 장식했다.

바야흐로 핸드볼 르네상스 시대가 열렸다. 최근 핸드볼의 바람몰이를 보면 으레 올림픽을 앞두고 들려오던 반짝관심과는 차원이 다르다. 지난 3년 간의 끊임없는 지원과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전용경기장 건립을 통해 연중리그를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은 핸드볼 발전의 기폭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현재 모습도 반짝 관심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선수들도 아직까지 핸드볼에 이어지는 관심에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지난 3년 사이 지원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남녀 핸드볼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