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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육상]부정출발 황당 사례, 이런 일도 있었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1-08-29 07:13


◇미국 육상 국가대표를 지낸 존 드럼몬드 사진캡처=미국육상경기연맹 홈페이지

◇볼트가 어이없이 실격됐다.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 대구세계육상대회 남자 100m 결선에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부정출발로 실격된 후 아쉬워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과거 육상의 부정출발 규정 때문에 이런 웃지 못할 황당한 일도 있었다.

2003년 파리세계육상선수권대회였다. 미국 국가대표 단거리 선수였던 존 드럼몬드가 부정출발로 실격 처리를 당하자 반발했다. 그는 당시 스타트를 잘 하기로 소문난 선수였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선 400m계주에 출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부정출발 규정은 28일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결선에서 발목이 잡혔던 규정 보다 약했을 때였다. 두 번째 부정출발에서 드럼몬드가 먼저 움직였다고 심판이 판단했다.

그는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고 계속 외쳤다. 드럼몬드 때문에 한 시간 가까이 경기가 지연됐다. 그는 트랙을 떠나길 거부했다. 심지어 트랙에 드러눕기까지 했다. 항의하다 제풀에 지친 드럼몬드는 펑펑 눈물을 쏟으면서 자진해서 트랙을 떠났다. 당시 국제육상경기연맹은 드럼몬드에게 다른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하도록 징계를 주었다. 국제육상경기연맹으로서는 드럼몬드의 경기지연 행위가 무척 곤혹스러웠다. 방송 중계권을 비싼 값에 사간 세계 유수의 방송사들로부터 항의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이후 국제육상경기연맹이 지난해 부정출발 규정을 지금 처럼 누구든 한 번만 부정출발을 하면 바로 실격처리토록 바꾸는 결정적인 사례가 됐다.

드럼몬드는 현재 미국의 단거리 스타 타이슨 게이를 지도하고 있다. 볼트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혔던 게이는 이번 대구대회에 고관절 수술로 출전하지 않았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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