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한과 천야오예, 한중천원 챔프가린다.

'천원전이 배출한 스타'와 '한국프로기사 킬러'가 한-중 양국의 자존심을 건 한판대결을 펼친다

통합 천원 패권을 놓고 자웅을 겨루는 한-중천원전 제15회 대회가 27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29일부터 9월 1일까지 중국의 유서깊은 고도인 수저우 통리에서 3번기로 열린다.

동아제약이 후원하고, 스포츠조선과 중국의 신민완바오가 공동주최하는 올해 무대의 주인공은 최철한 9단(26)과 천야오예 9단(22)이다.

누가 뭐래도 세계 정상권 실력을 뽐내고 있는 최 9단은 한국바둑계에 뚜렷한 족적을 새겨가고 있는 프로기사다. 천야오예와 비교해서도 관록이나 성적에서 한수 위다.

올해 천원전에 이어 국수전까지 통산 3회 우승을 기록하며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독사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근성'과 한번 상대방의 약점을 잡으면 숨통을 끊어놓을 만한 펀치력, 치밀한 수읽기에서 당대 최강이다. 수읽기에 너무 의존한다는 게 약점아닌 약점으로 지적될 정도다.

최 9단에게도 아쉬운 면은 있다. 국내 성적은 화려하지만, 세계대회 성적이 주변의 기대만큼 좋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이창호 9단을 상대로 따낸 응씨배(2009년)와 중환배(2008년) 등 두차례 세계대회 우승기록이 있긴 하지만, 아직 '배가 고픈건' 사실이다.

올초 천원전 우승 후 인터뷰에서 최 9단은 "이젠 세계대회 개인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천야오예 9단은 박문요 9단과 함께 중국 '소표(작은 표범)세대'의 대표주자로 불린다.

2007년 세계대회 2회 준우승(LG배, TV바둑아시아선수권)을 차지하며 세계 최연소(17세 6개월) 9단에 올랐다. 나이 답지않게 노련한 반면 운영이 돋보이며, 철저한 실리형의 프로기사다.

천야오예 9단은 지난 4월 중국의 저우허시 4단을 꺾고, 중국 천원전 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2009~2010년엔 결승전에서 중국의 최강 구리 9단을 잇따라 꺾었다.

중국 세대교체의 선두주자로 꼽히곤 있지만,아직 이렇다할 세계대회 성적은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프로기사와의 대결에선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최철한 9단을 상대로 4승1패를 비롯해 한국프로기사들을 상대로 41승20패, 70.7%의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 있다.

최규병 9단은 "전체적인 중량감이나 위상에서 최 9단이 한 수 위인 것은 분명하다"며 "천야오예 9단이 천재로 불리곤 이지만 뚜렷한 성적이 없어 이번 대국에 대한 두 기사들의 마음가짐이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성률 기자 [e-mail]

◇최철한 9단

◇천야오예 9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