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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경기도 고양에서 열린 세계역도선수권대회 당시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은 경기가 열리는 내내 집게손가락을 입에 올리고 다녔다. 역도를 자주 접하지 못한 관중들은 선수들이 바벨을 들어올릴 때마다 소리를 질러댔기 때문이다. 아직 다 들어올리지 못한 상태에서 관중들의 박수를 받은 선수들은 집중력을 다잡느라 곤욕을 겪었다. 성공적인 대회 유치에 유일한 '옥에 티'였다.
이번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적인 육상 선수들을 앞에 놓고 지켜야할 에티켓이 있다. 바로 '정숙'이다. 특히 100m, 200m, 400m 등 단거리 종목이 펼쳐질 때 필요하다. 선수들은 스타트라인에서 상대방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출발 총성에 반응하기 위해 귀를 쫑긋 세운다. 이들의 스타트 반응 속도는 0.1~0.2초 사이다. 그만큼 긴장한 상태다. 스타트 전 관중석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에 반응해 부정출발을 할 수도 있다. 한 선수가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위해 준비했던 모든 것을 한 순간에 빼았아버릴 수 있다. 때문에 우사인 볼트 등이 나서는 단거리 경기에서는 스타트 순간 숨도 멈추어야 한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