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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베를린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800m 금메달리스트 카스터 세메냐(20·남아공)는 27일 개막하는 대구 대회 참가를 위해 21일 동대구역에 도착한 뒤 어리둥절해 했다. 자신을 비롯한 남아공 선수단을 환영하는 플래카드가 걸리고 환호성이 쏟아지는 걸 보고 나서다.
얼떨떨한 표정으로 팬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나눈 세메냐는 "고향(남아공)에서도 받지 못한 환대를 여기서 받았다"고 했다.
세메냐는 18세이던 2009년 베를린 대회 때 금메달을 딴 뒤 외모 때문에 곤욕을 치른 선수다. 울퉁불퉁한 근육과 외모 때문에 "당신은 여자가 아닌 것 같다"는 의심을 받아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결국 성 정체성 검사까지 받았다. 세메냐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지시에 따라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다 지난해 7월부터 다시 뛰고 있다.
세메냐는 이번 대회 여자 800m와 1500m에 출전한다. 800m 2연패에 도전하는 그는 "나는 어떤 역경 속에서도 강하게 성장했다"면서 금메달 뿐 아니라 세계기록(1분53초28·크라토츠비로바, 체코)도 깨트리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내왔다.
대구=국영호 기자 iam90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