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초반 '3강-3약' 구도
기사입력 2000년 04월 18일 13시 48분
4월의 프로야구가 싱겁다.
이렇게 초장부터 팀간 전력차가 뚜렷했던 시즌이 드물다. 3강(삼성 현대 두산)의 승률은 8할대를 오르내리고, 3약(한화 SK 해태)의 승률은 3할 지키기가 힘들어 보인다.
연승이 거의 당연시되는 3강팀에게는 1패가 신기하고, 3약팀은 패전에 익숙해진 무력한 모습. 매치업을 보면 대충 어느팀이 이길지 함부로 짐작해도 별로 틀리지 않는다.
경기 내용이라도 다양하면 좋으련만 승패의 패턴 역시 판박이. 투수전은 귀하다. 초반에 잠시 버틴다해도 이내 방망이 폭발. 두자리수 안타를 뻥뻥 터뜨리며 서로 힘자랑을 하다보면 타선의 힘에서 3강팀의 우세가 점점 또렷하게 도드라지게 된다.
팀간 전력의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3강팀은 모조리 드림리그 소속. 7∼8할의 승률에도 한숨 여유없이 자리싸움을 벌인다. 3약팀을 상대로는 `무조건 연승'이라는 살벌한 전략. 약자와 맞서서는 더욱 총력을 쏟을 전망이다.
반대로 3약팀은 승률 회복을 위해 3강팀보다는 서로간의 맞대결에 포인트를 맞출 가능성이 높다. 자연히 강@약팀간 대결은 갈수록 싱거워질 우려가 크다.
"이래서야 관중이 들어오겠어요?"
본지 허구연 해설위원의 말처럼 `예상할수 있는 승부'의 가장 큰 희생자는 팬. 피해자는 다름아닌 프로야구의 인기다.
지난 16일 대구 삼성－해태전이 연장전에 돌입하자 야구인들은 오랜만에 해태를 드러내놓고 응원했다. 뜻밖의 승부가 올 시즌처럼 소중한 적이 없다.
[이승민 기자 cjminn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