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 '실연의 아픔 고백하듯 노래'
기사입력 2000년 04월 12일 14시 48분
윤종신(31)이 자신의 실연담을 발라드 앨범으로 내 화제다.
`헤어진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란 타이틀의 8집으로 윤종신의 `사랑체험 고백서'. 제목이 얘기하듯 자신이 직접 겪은 실연의 상처와 치유의 과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앨범'이다.
대학(연세대 국문과) 졸업 직후인 93년부터 6년간 만났던 한 여인을 98년 봄에 헤어지면서 이후 2년간 감정을 추스르며 산고끝에 나온 절절한 음악이야기. 왕년에 015B 1,2집의 객원싱어였고 8집까지 낸 관록만큼 세련된 음악은 더할 나위 없지만, 이번 앨범의 요체는 그 멜로디와 가사에 묻혀진 구구절절한 사연이다.
특별한 앨범이니만큼 모두 17곡을 네다섯곡씩 묶어 4단락으로 나눴고, 각 단락에 제목을 붙였다. 챕터1@`정리', 챕터2@`일탈', 챕터3@`다시 사랑할 수 있다면', 챕터4@`하루를 사는 방법'.
`정리'는 98년 군에 있을때 당했던 갑작스런 이별과 슬픔을 억누를 수 밖에 없던 감정의 정리를, `일탈'은 이별 이후 이를 잊기 위한 술과 방탕의 나날을, `다시 사랑할 수 있다면'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위한 준비를, `하루를 사는 방법'은 버려진 사람들을 위한 충고를 일련의 곡으로 썼다.
타이틀곡은 `애니'. 누굴 지칭하는 게 아니라 노래의 운율상 그렇게 붙였다고 한다. 괴로움이 사라지지 않았을 때인데 노래 분위기는 거꾸로 밝고 희망적. 고려가요 `가시리'처럼 승화된 `哀而不悲'의 관조다.
이 애니의 뮤직비디오 여주인공은 `여고괴담'의 샛별 윤지혜가 맡았다.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소나티네' 일본 촬영지인 오키나와에서 바다를 담았고 읍내 일본골목을 배경으로 찍어 이국적인 멋이 물씬 풍긴다. 또 CD와 함께 앨범에 삽입된 사진책자는 홋카이도 곳곳을 누빈 윤종신의 커트 커트를 담았다. 연인을 잃은 상처를 달래는 윤종신의 족적이다.
윤종신 홈페이지 www.shinsent.co.kr
[이준형 기자 r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