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영화 촬영지 관광명소로 떠올라
기사입력 2000년 03월 21일 14시 34분
드라마, 영화 촬영지가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영상에서 느낀 감동과
여운을 음미하기 위해, 촬영지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기 때문이다.
SBS TV드라마 `모래시계'에서 시작된 현상이다.
여행사들도 이를 적극 활용, 관광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일부러 찾아가
도 좋고, 다른 여행 중 잠시 들러도 괜찮다. 어떤 곳이 있을까.
최근 영화 흥행과 함께 주목받는 곳이 `박하사탕' 촬영지인 진소마을(충
북 제천시 백운면). 주인공 김영호가 MT에서 첫사랑 순임을 만나고, 20년
후 야유회를 하고, 주인공 영호가 절규하며 기차에 몸을 던진 곳이다.
이곳에 가면 울창한 숲과 맑은 진소천, 충북선 철교가 관광객을 반긴다.
워낙 외딴 곳이어서 평소엔 인적이 드물지만, 영화의 흥행에 힘입어 요즘
엔 주말이면 100여명이 찾아온다.
철로변과 진소천을 따라 산책을 즐기고, `박하사탕'의 묵직한 감동을 되새
기며 삶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다. 제천시는 도로를 넓히고, 하천을
정비하고,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등 관광지로 개발하고 있다.
전북 남원시 남원관광단지 안에 자리잡은 영화 `춘향뎐' 촬영장도 일반공
개를 시작했다. 6200여 평에 월매집 집성촌 부용당의 지붕 이엉을 다시 올
리고, 주민들로부터 수집한 장독대와 재래 가구-농기구 124점을 비치했다.
조상들의 생활상과 `춘향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충북 제천과 문경새재엔 내달 1일 첫 방송되는 KBS 1TV `태조 왕건'의 대
형 야외 세트장이 있다. 요즘도 계속 촬영 중이어서, 스타도 만날 수 있다.
제천시(금성면 성내리 산12-2번지 일대)엔 1만2000여평 부지에 옛 개성의
모습을 재현한 세트가 있다. 관아, 초가, 망루 등이 실감난다. 특히 예성
강 벽란도 포구를 그대로 재현해 눈길을 모은다.
충주호반에 세워져 있어 전망도 아주 좋다. 또 호수 건너편엔 청풍문화재
단지가 자리잡고 있다. 관광과 역사탐방이 동시에 가능하다.
문경새재엔 웅장한 성이 건설돼 있다. 태조의 왕성 장면으로 주로 사용된
다. 철도청에서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철도, 셔틀버스로 연결하
는 패키지 상품이다.
이밖에 영화 `쉬리'와 `단적비연수'의 촬영지인 제주, MBC TV드라마 `그
대 그리고 나'의 경북 영덕도 관심을 끄는 지역. `원조'격인 정동진은 지나
치게 상업화 돼, 옛날의 소박한 멋을 잃어버려 아쉬움을 남긴다.
[임정식 기자 da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