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원 음치클리닉, 독특한 치료 세계언론서 주목
기사입력 2000년 03월 17일 14시 48분
"노래 못하는 사람 다 모여라."
너도 나도 `한 노래' 한다는 요즘, 제일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이 음치들이다.
이런 음치들이 `평생의 한'을 풀고 싶다면 이병원씨(39)가 운영하는 서울 중랑구 묵동 음치 클리닉에 한번 가볼만 하다.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노래 때문에 인생이 피곤한 사람들이다.
"회식에 가면 노래 한곡은 꼭 시킵니다. 음치라서 사회생활이 수동적이 되더군요. 매사에 화끈하지 못하고 빼기만 한다는 소리나 듣고…."
"잘 노는 사람이 일도 잘한다는 말들을 합니다. 노래를 못해서 졸지에 무능한 사람이 취급을 받게 되더군요."
"노래를 시킬까봐 가슴이 두근두근해 술자리에선 미리 취해버립니다."
`대한민국 최고 음치'들의 하소연이다.
음치클리닉에서는 노래를 못하는 신체적-정신적 원인을 찾아내 분석, 처방을 내린다.
증상에 따라 치료법은 다양하다.
우선 목소리를 내기 위한 근육 훈련은 기본이다.
음이 높게 안올라가는 사람은 복근을 기르기 위해 소나무를 잡고 소리지른다.
복식호흡이 필요한 사람은 물구나무 서서 노래를 부르는 코스를 거친다.
박자감각이 없는 `박치'는 주방기구 등을 마구 두드리는 `난타'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뽕짝 리듬도 못타는 사람이 재즈 리듬까지 터득할 수 있도록 박자를 `수학적으로' 풀어주기도 한다.
이씨가 최근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지를 비롯해 AP, CNN 등 세계 유수의 매스컴으로부터 조명을 받고 있는 것도 이런 독특한 수업방식 때문이다.
1시간만에 소리가 `뻥 뚫려' 부산의 한 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사람도 있지만, 6개월의 `사투' 끝에 음치에서 탈출한 사람도 있었다.
이씨는 서울 상계동 미도파, 천호동 현대, 구로구 애경, KBS 문화센터 등에서도 음치 교정 수업을 하고 있다.
(02)971-9916 www.singing.co.kr
[이영주 기자 su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