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G.J 헌터 백조 변신
기사입력 2000년 03월 16일 00시 30분
삼성의 외국인가드 G.J 헌터(29)는 정규리그서 `미운 오리'였다.
훈련을 게을리하고 불성실한 태도에다 무리한 요구를 일삼았고 판정에 대한 항의만 잔뜩 늘어놓기 일쑤였다. 급기야 삼성 프런트에서는 헌터의 퇴출까지 고려, 대체 용병까지 물색할 정도였다.
`천덕꾸러기'라는 오명을 듣던 헌터가 기아와의 6강 플레이오프서는 승리를 물어온 `백조'로 다시 태어났다.
1∼3차전서 팀내 최고인 20.3득점을 터뜨리며 2승1패를 이끌었고 4차전서는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33득점을 퍼부어 팀에 4강행 티켓을 선물한 것.
이날 헌터는 왼쪽 어깨 통증 때문에 두툼하게 테이핑을 했고 부산 사직체육관의 추위를 견디기 위해 언더웨어 2벌를 껴입는 등 치밀한 준비 끝에 최상의 기량을 펼쳤다.
특히 승부가 갈린 후반에만 22득점을 집중시켜 해결사의 면모를 과시했고 수비서도 `삼성 천적'인 기아 김영만을 3∼4쿼터서 단 5점에 묶는 수훈을 세웠다.
SK와의 4강서도 공－수에 걸친 활약을 다짐한 헌터는 "한국은 정말 좋은 곳"이라며 "내년에도 삼성이 아니면 다른 팀에서라도 뛰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김종석 기자 js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