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 동양인 타자 1호 'ML출격'
기사입력 2000년 03월 13일 12시 33분
`성역을 넘었다.'
시카고 커브스 최희섭(21)이 동양인 타자로는 최초로 메이저리그 공식경기에 출전한다.
애리조나 메사에서 열리고 있는 마이너리그 스프링캠프에 합류중인 최희섭은 13일(이하 한국시간) 짐 핸드리 마이너리그 총감독으로부터 "내일(14일) 샌디에이고와의 시범경기에 1루수로 출전할 준비를 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따라 최희섭은 오전 5시 피오리아구장에서 메이저리그 공식경기에 데뷔하며 새미 소사(시카고C), 토니 그윈(샌디에이고) 등 강타자들과 함께 나란히 타선에 서게 됐다.
최희섭의 빅리그 데뷔가 갖는 의미는 크다. 작은 체구의 동양인으로서 타자의 메이저리진출은 넘보기 힘든 성역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동양인 가운데 노모 히데오와 이라부 히데키, 박찬호 등 정상급 메이저리거는 많이 배출됐지만, 모두 투수들이었다. 지난해 LA 다저스에 입단한 대만국가대표 출신 첸진펑도 올 베로비치 스프링캠프에 참가했지만 한달도 되지 않아 마이너리그로 쫓겨갔다.
1m94, 108㎏의 거구인 최희섭은 ESPN과 베이스볼 위클리등 미국내 유력언론으로부터 팀내 최고 유망주로 선정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일찌감치 최희섭의 장래성을 인정한 돈 베일러 감독은 올 스프링캠프에 초청선수(non-roster invitee)도 아닌 `신출내기' 최희섭을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함께 훈련시키는 특혜를 베풀었다.
빅리그 공식경기에 데뷔하게된 최희섭은 "너무 기뻐서 잠도 잘 오지 않을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최희섭은 "늘 야구만 고민하느라 다른 생각할 틈이 없다"고 밝힌 최희섭은 "올해 9월 40명으로 엔트리가 확대될때 메이저리그에 올라가겠다"는 다부진 목표를 밝혔다.
[메사(미 플로리다주)＝국제전화 김우석 기자 kwooseo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