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3연속 패권 뒷얘기
기사입력 2000년 03월 03일 16시 57분
현대 걸리버스 강명구 단장은 2일 대전 신세기전서 이겨 자력으로 3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결정지은 뒤 축하리셉션에서 한가지 ‘뒷얘기'를 털어놓았다.
“작년에 2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한 뒤 정주영 명예회장님을 찾아 뵙지 않았겠습니까. ‘현대가 프로농구를 2년 연속 평정했습니다'하고 보고 말씀을 드리니 그 자리에서 명예회장님께서 이러시는 거예요.”
“매년 우승해라!”
강단장은 처음에는 좀 어안이 벙벙했다고 한다.
한번도 우승을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구단이 수두룩한데 매년 우승하라는 명예회장의 말이 선뜻 와닿지 않더라는 얘기.
강단장은 선문답 같은 말에 한동안 당혹감에 밤잠조차 설쳤다.
하지만 강단장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답'을 발견했다고 한다. 바로 ‘발상의 전환'이었다.
“얼핏 들으면 매년 우승만큼이나 어려운 게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불가능한 일도 아니더군요. 그저 그해 시즌마다 한번씩만 더 챔피언컵을 차지한다고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매년 우승이 이루어 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바로 옆자리에서 강단장의 말을 듣고 있던 신선우 감독도 알듯 모를 듯 은근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었다.
흔히 말하는 현대그룹의 ‘불도저 정신'.
프로농구판에도 ‘하면 된다'는 불도저 신화가 꿈틀대고 있었다.
[대전=이백일기자 maveric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