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운 하와이 '야구열기'
기사입력 2000년 03월 03일 14시 52분
쌍방울과 두산이 전지훈련중인 하와이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관광명소다. 유명한 와이키키 해변, 연중 내리쬐는 따사로운 태양, 열대지방이지만 건조하지 않아 무덥지 않은 날씨로 전세계 관광객을 유혹한다.
8개의 섬으로 이뤄진 하와이의 전체인구는 118만명. 일본인과 하와이 원주민이 다수를 점하고 중국인 필리핀인 한국인 미국인들이 뒤섞여 살아가는 다인종 지역.
교포는 약 3만5000명이고 이중 미국시민권자가 2만7000명, 영주권자 6천여명이 거주한다.
섬을 모두 합쳐봐야 남한 면적의 6분의1 정도지만 야구열기는 엄청나다. 야구장(리틀구장 포함)이 무려 30개가 넘는다. 야구는 몇몇 팀이나 선수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다.
휴일이나 주말이면 친구끼리 유니폼을 맞춰입고 즐겁게 그라운드를 누비고 아버지가 아들과 함께 글러브를 끼고 공을 주고 받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프로팀이나 실업팀은 없지만 대학야구가 볼거리다. 하와이 주립대와 하와이 퍼시픽대 야구팀은 본토의 대학리그에 포함돼 매년 시즌을 치르고 실력 또한 만만치 않다.
쌍방울은 하와이 퍼시픽대와 두번 연습경기를 치러 12대5 승, 5대5 무승부를 기록했다. 하와이 주립대에는 8대10으로 패한 바 있다. 물론 아마야구라 알루미늄 방망이를 사용해 전력을 절대적으로 평가하긴 힘들지만 수비와 주루, 타격 등 기본기가 잘 갖춰져 있어 얕볼 상대가 아니다.
한국과 비교할때 가장 부러운 것은 구장시설. 호놀룰루 근교의 알로하 스타디움은 5만5천여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메이저리그급 구장이고 하와이 주립대 역시 고급 스탠드와 라이트시설이 갖춰진 정규구장을 가지고 있다.
목동구장서 매년 166경기를 치르고 동대문구장에 살다시피 하는 한국 아마야구.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하와이＝박재호 특파원 jhpa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