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박신양 '킬리만자로'서 대조적 이미지 대결
기사입력 2000년 03월 01일 14시 32분
안성기 박신양이 `킬리만자로'(오승욱 감독－우노필름 제작)에서 불꽃튀는 연기대결을 벌이고 있다.
`국민배우' 안성기는 주문진의 한물간 주먹 `번개'로 나온다. 지성적인 이미지를 버리고 부스스한 머리에 볼품없는 옷차림.
1년동안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던 박신양도 색다른 모습을 택했다. 비열한 형사 해식과 삼류 깡패 해철이라는 쌍둥이 형제 역이다. 1인 2역이다.
노쇠한 주먹 번개 역의 안성기와 거칠고 강렬한 성격의 해식,해철 역의 박신양은 탄탄한 연기로 대조되는 이미지를 소화해내고 있다. 완벽한 균형을 이루며 촬영장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는 것.
`킬리만자로'의 해식이 쌍둥이 동생 해철의 유골함을 들고 주문진으로 내려오면서부터 시작된다. 주문진 패거리들 내에서 배신자로 낙인찍힌 번개는 해식을 해철로 오해한다. 해식은 주문진에서 동생 해철의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면서 같은 뱃속에서 나왔지만 자신이 그렇게도 증오하던 해철을 이해하게 된다.
주문진이라는 막다른 공간에서 희망없는 삼류 인생들이 겪는 이야기로, 오랜만에 등장한 선굵은 `남자 영화'다.
[전상희 기자 frog＠]